해외건설의 위기


해외 건설 셧다운에 수익성 위기


천재지변 탓 공사 지연도 발주처 인정 필요


    코로나19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현장이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장이 중단되고 공사 속도가 늦어지는 등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공사비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천재지변에 따른 추가비용이기 때문에 보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발주처와 세부적 사항을 협의해야 해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에 각 건설사의 장단기 수익성도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현장의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공사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라며 “공사비 추가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해외 현장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건설업계가 하소연하는 것처럼 해외에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작업 속도가 늦어지는 곳이 발생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자국에 진출한 우리 건설사에 다음달 4일까지 모든 건설현장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이다. 말레이시아도 자국 내 모든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며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등이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인력과 자재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공사를 중단하지 않은 곳들도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국내 건설사의 진출이 활발한 지역들 모두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국뿐만 아니라 현장 인력도 지역 내 이동이 제한되면서 자재 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공사 속도가 많이 늦어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건설사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한 현장. 사진/뉴시스




이에 건설사들은 해외 현장의 공기 연장과 추가 비용 지출을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처럼 천재지변에 따른 공기연장과 비용 지출은 발주처에서 고려해 줄 가능성이 높지만 일일이 협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공기가 불가피하게 길어지더라도 발주처가 일부만 인정할 경우 추가 지출된 공사비를 받기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건설사들이 주로 진출한 중동이나 아시아 지역은 제도가 정교하지 않다”라며 “추가 공사비를 발주처가 모두 인정해주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언급했다.

 

해외 현장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건설사들의 장단기 실적 저하도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단기적으로는 기성금 규모가 작아져 해외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영업이익 규모 역시 줄어들 전망이다. 발주처와 공기 연장 등 협상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 프로젝트의 최종 수익도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곳은 실적 감소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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