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단지 재건축 속도 내는 '도곡동'


강남 부동산 얼었다는데 재건축 속도내는 도곡동… “소규모 단지들 잰걸음”


   12·16 대책 영향을 받은데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경기 침체 우려까지 생기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오히려 활발하게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타워팰리스’와 ‘아크로빌’ 등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비결은 ‘소규모’ 단지라는 데 있었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분양가 상한제 등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대치동 일대 전경. /조선일보DB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 3일 ‘도곡삼호’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위한 공람공고를 시행했다. 이 아파트는 1984년 도곡동 540번지 일원에 2개 동 144가구로 지어졌다. 재건축을 통해 건폐율 24.62%, 용적률 299.85%를 적용받아 4개 동, 지하 3층~지상 18층 308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지어진다.




이 아파트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규모 확장을 위해 매입을 추진했던 곳이다. 하지만 매입가격에 대해 주민들과 의견이 엇갈렸고, 2017년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도곡삼호 주민들은 2018년 6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했다.


도곡동에는 매봉터널 교차로를 경계로 남동쪽에 타워팰리스와 아크로빌 등의 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 있고, 분당선 한티역 인근에 3002가구의 ‘도곡렉슬’이 있는 등 랜드마크급 인기 단지가 즐비하다. 하지만 대단지나 고층건물이 없는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수요자의 관심을 덜 받았다. 도곡근린공원과 서울지하철3호선 매봉역 일대 아파트들이 대표적인데 최근 재건축을 추진하며 소리없이 강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개포한신’ 아파트도 그 중 하나다. 이 단지는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서울시 건축심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열린 서울시 건축소위원회에서 단지 주동 형태 개선과 어린이집 배치 등을 반영해 위원회에 상정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8개 동 620가구로 2011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고 2017년 11월 조합이 설립됐다. 시공에는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곡삼호아파트/아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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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한신 바로 옆에 있는 180가구짜리 ‘개포우성5차’와 128가구의 ‘개포럭키’, 247가구짜리 ‘도곡삼익’은 현재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다. 1985년 준공된 459가구의 ‘개포우성4차’도 재건축 추진위를 준비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한 관계자는 "도곡동과 접한 개포동이 최근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됐듯 도곡동 일대 소규모 단지들도 입지 장점에 힘입어 조금씩 사업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본다"며 "단지 규모는 작지만, 대지지분이 많고 교통환경이 좋아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가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지 규모가 크지 않아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 입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지 않는데다,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수월한 만큼 대단지보다 사업 속도가 빠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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