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영업손실 1.3조원 '11년來 최악'

작년 전기판매 수익 1조 줄고
전체 인건비는 5000억 껑충
온실가스배출 지출도 6500억↑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11년 만에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원전 이용 하락이 발목을 잡았고 전기 판매 수익도 급감한 탓에 2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졌다.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제공=뉴시스]/웹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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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9조928억원, 영업손실 1조35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2080억원 적자에 이어 또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2조7981억원 적자)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악의 실적이다. 2015~2016년 연간 10조원이 넘는 흑자를 내기도 했던 우량 공기업 한전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적자 공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작년 말 한전의 연결기준 부채도 128조8000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무려 186.8%로 높아졌다.



이처럼 한전 실적이 나빠진 배경에는 제조업 경기 악화로 인한 전기 판매 감소, 탈원전 정책, 정부 압력에 따른 묻지마식 정규직 몸집 불리기 등이 있다.

한전 실적에 가장 직접적인 치명타를 입힌 것은 매출 감소다. 주력인 전기 판매 수익이 2018년 56조8420억원에서 지난해 55조9390억원으로 9030억원 감소했다. 전년 대비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탓에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자체 휴업'을 한 날이 많았던 게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여름엔 덜 덥고, 겨울엔 덜 추웠던 날씨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정부 정책 리스크 중 하나였던 탄소배출권도 지난해 한전 적자의 주범이다. 2015년부터 시행된 탄소배출권은 매년 탄소 배출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일정 한도를 부여받고 이를 초과하는 배출량에 대해선 외부에서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하는 제도다. 배출권은 2015~2017년 100% 무상으로 할당됐지만 이후에는 초과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은 지난해 무상 할당량이 전년보다 18%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배출권 수요가 급증해 배출권 가격 역시 19% 상승하면서 지출 규모는 더욱 커졌다. 여기에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봄철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상대적으로 비싼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비중이 늘어난 것도 실적 악화 요인이다. 정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정책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이 오르고 있어서다. 2016년 3.5%였던 이 비율은 점차 올라 지난해에는 6%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원전 해체 비용 단가가 오른 것도 적자 폭을 키웠다. 한전에 따르면 원전 1호기당 해체 비용은 20187515억원에서 지난해 8129억원으로 늘었다. 값싼 원전 이용률이 정부 목표치에 미달한 것도 적자에 한몫했다. 정부는 지난해 원전 이용률 목표치를 77.4%로 세웠지만, 실제 이용률은 70.6%에 그쳤다.

기초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정부 압박으로 인한 몸집 부풀리기 역시 경영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됐다. 지난해 한전은 기존 비정규직 관련 인력 568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당초 계획인 1956명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여기에 더해 한전은 적자가 심화되는 지난 2년간 직원 3500여 명도 신규 채용했다. 지난해 인원 증가에 따른 인건비와 퇴직금 예비비 도합 5000억원이 전년 대비 추가로 한전 재정에서 지출됐다.

 


올해도 한전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극도로 경색된 경기와 중국산 부품 조달 차질로 또다시 국내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있다. 추가로 사들여야 할 온실가스 배출권 비중이 늘고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비중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한전은 올해 발전자회사를 비롯한 전력그룹의 자구 노력으로 비용을 1조6000억원 상당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전기요금 인상 논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1월 이후 동결된 상태인데 정부와 한전이 마련하기로 했던 전기요금 체계 개편은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졌다. 김병인 한전 재무처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 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기요금은 공익성과 수익성을 봐야 한다"면서 "정부와 실무부서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 오찬종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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