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일푼으로 재테크 성공한 37세 직장인...어떻게...


[아파트부자들] 무일푼으로 '내 집 마련+재건축 투자' 성공한 37세 직장인


전세 끼고 대출받아 산 집 2년 만에 3억5000→6억원으로

역세권·학세권 입지에 대지지분 넓은 매물찾기 관건

매수 후 영등포교도소 개발+재건축 추진 호재 연속


<편집자주> 우리는 한 해에 부동산 자산이 수억원씩 불어나는 시대에 살아왔습니다. 혹자는 이 기회의 땅에서 큰돈을 벌었고, 누군가는 적은 이윤에 만족하거나 손해를 보면서 부자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0대 이상 성인남녀가 두 명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어김없이 "누가 어디에 뭘 샀는데 몇억원을 벌었대"와 같은 주제가 으레 오갑니다. 삽시간에 궁금증의 초점은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에 맞춰지죠. 



제보자가 매수한 한효아파트 전경. [사진 = 네이버 로드뷰]




이에 본지는 소위 '아파트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와 재테크 노하우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 경험뿐 아니라 기회와 위기를 마주했을 때의 심정과 전략, 그 결과까지 전하겠습니다. 매주 월요일 30부작으로 연재합니다. 이 기록으로써 우리 모두 나름의 교훈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아파트부자들 여섯 번째 주인공은 2년여 전 무일푼으로 내 집 마련과 재건축 투자에 성공한 37세 직장인 A씨다. 그는 이를 발판 삼아 최근 빌라에 투자해 10억원대 부동산 자산가로 거듭났다. 소위 '영 앤 리치'다. 


"서른 중반쯤 되니까 아이 낳고 복직하거나 육아하는 주변 친구들이 1000만~2000만원으로 오피스텔 투자를 많이 하더라고요. 친구들 따라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됐죠."


"저는 적은 투자금으로 임대수익을 얻기보다는 저평가된 재건축 예정지 매물을 사두면 크게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집값이 다 오른 마당에 마땅한 곳을 찾는 게 힘들었죠." 


"개발 호재가 있으면서 학교와 지하철이 가깝고, 재건축 걸림돌이 없는 구축 아파트 위주로 물색했어요. 투자금이 많지 않아서 전셋값하고 매매가 차이가 크지 않아야 했죠."


이런 기준으로 지난 2017년 말 선택한 아파트가 구로구 고척동 한효아파트 111㎡(34평)다. 매매가 3억5000만원에 전세 2억5000만원을 끼고 차액은 대부분 신용대출과 일부 개인자금으로 충당했다. 지난해 말 전세금이 3000만원으로 올라 개인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대출을 일부 갚았다고 한다. 


입지는 단지 반경 1㎞ 내에 도보로 통학할 수 있는 초·중·고교가 7곳이나 있고 지하철 1호선 구일역과 개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다. 


준공일이 1985년으로 조만간 재건축될 가능성이 있고, 내·외부가 깔끔해 전셋값을 높게 받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한다. 

가장 큰 장점은 56㎡(17평)에 달하는 대지지분에다 주택부지 내 상가가 없어 상가-주택 조합원 간 갈등 요소가 적다는 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한효아파트 대지지분은 고척동 구축 아파트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대지지분이 넓을수록 조합원이 무상으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평형도 커진다.

 

한효아파트 재건축 추진 운영위원회가 단지에 걸어놓은 현수막들. [사진 = 김재환 기자]




"단지에 가보니까 땅은 넓은데 가구 수가 얼마 안 돼서 대지지분이 넓고 일반분양이 많이 나오겠다 싶었어요. 나중에 중소형으로 두 채 받으려고 가장 넓은 평형을 매수했죠."


"어디에도 이 정도 가격에 33평 매물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제가 봤을 때는 저평가 우량주였는데, 주변에서는 공인중개사까지 말렸어요. 3억원도 아깝다고, 그렇게 싼 데는 이유가 있는 거라면서요." 


실제로 한효아파트 시세는 인근 단지보다 무려 1억~2억원이나 저렴했다. 준공 14년차 벽산블루밍 아파트 110㎡ 실거래가격이 5억1000만~5억5000만원대였고 바로 옆 동아한신아파트 106㎡가 4억~4억3500만원에 거래되던 때다. 


"근데 제 생각에는 살기에는 몰라도 투자목적으로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재건축되면 어차피 신축 아파트값을 따라잡으니까 오히려 차익이 가장 크다고 본 거죠."


"개발 호재도 있었어요. 영등포교도소 개발사업인데, 하도 사업이 고꾸라져서 다들 안 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제 생각은 달랐어요. 땅을 다 밀어놓았으니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구로구의 숙원 사업인 고척동 100번지 일대 10만㎡ 규모 영등포교도소 개발사업은 2017년 12월 최종 승인됐다. 교도소 이전계획이 나온 지 17년 만이다.




개발부지는 바로 앞 도로 건너편이다. 이곳에는 오는 2021년까지 2200가구 규모 최고 45층 아파트 단지와 도시공원, 도서관 및 보육시설, 구로세무서 등이 들어선다.


이에 맞춰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주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현재 한효아파트 111㎡ 시세는 6억~7억원대로 추정된다. 최근 매물이 사라진 탓에 지난해 10월 저층 실거래가 5억2500만원에 웃돈을 더한 가격이다. 


 

영등포교도소 개발계획 토지이용계획도. [자료 = 한국토지주택공사]


매물이 자취를 감춘 이유는 재건축이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초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지난해 10월 구로구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낸 상태다.




한효아파트 재건축 추진 운영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조합을 출범하는 일정으로 총회를 준비 중이다. 


향후 관건은 용적률 175%에 건폐율 17%, 10층짜리 아파트를 얼마나 높이, 더 많이 지을 수 있는지다. 단지 바로 앞 고척4구역 '고척 아이파크'는 용적률 270%에 최고 45층으로 인허가를 받았다. 


"저는 정말 최저점에 투자로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주변에서는 말렸지만, 입지부터 대지지분, 재건축 가능성 등등을 열심히 공부해서 확신을 얻은 결과죠."


"다음에는 어느 아파트가 뜰지 고민하고 있어요. 아마도 한 10년쯤 지나고 나면 명실공히 아파트부자가 돼 있지 않을까요?" 


"젊을 때 돈이 없는데 어떻게 투자하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저처럼 평범한 회사원만 돼도 어떻게든 방법이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재환김재환 jeje@ajunews.com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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