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脫원전 때문이라고 해라"


[시론] 그냥 脫원전 때문이라고 해라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성 평가 왜곡 논란 월성1호기
보고서도 '탈원전 추세 반영' 명시
결국 정책 의지 보이려는 것 아닌가


 

     차라리 그냥 탈원전 정책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좋았겠다. 불과 2개월 사이에 원전 이용률은 85%에서 70%로, 다시 60%로 낮추고, 판매단가는 ㎾h(킬로와트시)당 60.82원에서 60.76원으로, 다시 48.78~55.96원 범위로 계속 낮추면서까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망가뜨려 폐쇄 결정을 밀어붙이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원전의 이용률이 낮아지면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판매단가가 낮아지면 판매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경제성이 악화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문제는 원전 이용률과 판매단가가 시장 수급에 의해 구조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정해진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용률과 판매단가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가정하지 않으면 원전의 경제성 분석은 고무줄 분석이 돼 신뢰를 잃을 위험이 높다.

월성 1호기의 이용률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90% 안팎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0%까지 낮춰 잡은 이유는 ‘탈원전’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월성 1호기 폐쇄 근거가 된 삼덕회계법인 보고서에서도 새로운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원전 이용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낮은 이용률을 가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폐쇄 결정의 논리 흐름은 ‘탈원전→이용률 하락→생산원가 상승→경제성 악화→폐쇄 결정’이다. 따라서 폐쇄 결정 이유는 경제성이 아니라 탈원전이라고 해야 한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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