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자동화 스마트공장이 中企 바꾼다


공장자동화·로봇 도입하니…"20대 한국직원 16명 새 일자리"

 

시화공단 스마트공장 가보니

자율이송로봇 도입 `프론텍`
직원 연령 37.5세로 젊어져
전체 직원 중 39%가 여성

공장 자동화 `한국나노텍`
생산속도 빨라져 경쟁력↑

한국인 직원 `일하고 싶은 곳`
외국인은 동종업계보다 적어


스마트공장이 中企 바꾼다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 위치한 프론텍. 자동차 공구와 용접너트를 제조하는 회사다. 지난해 7월 공구 생산라인에 자율이송로봇(AGV)을 도입했다. 정사각형 네모난 탁자에 바퀴가 달린 모습의 자율주행로봇이 협력업체들이 납품한 부품을 분주히 조립라인으로 실어 나른다. 이 부품은 한 박스가 30kg이나 되는데 이 로봇은 100kg까지 짐을 수평으로 들어올릴 수 있어서 이를 작업자들 옆에 올려놓는다. 라인에서 만난 신승호 사원(23)은 "예전에는 박스가 더 큰 50kg짜리였는데 이걸 하루에 수십 번 반복해 나르다 보면 아무리 힘센 남자직원들도 기진맥진하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AGV를 도입하면서 박스당 무게를 30kg으로 줄이고 로봇이 짐을 옮기게 되면서 직원들의 노동강도는 한층 낮아졌다.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 위치한 한국나노텍에서 직원이 자동화 장비로 도장작업을 하고 있다. [이종화 기자]

 


최근 스마트공장마다 도입되는 AGV는 대기업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프론텍 같은 중소기업에는 도입하기 어려운 장비다. 프론텍은 스마트공장 시범 기업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대당 가격이 최소 6000만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론텍 경영진은 직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로봇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안산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위치한 스타트업 '오모로봇'과 협력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AGV를 도입할 수 있었다. 2015년부터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프론텍은 다른 업체들과는 사뭇 다른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다. 직원들 중 20대와 30대의 비중이 각각 31%와 18%, 전체 평균 연령이 37.5세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중소제조업 직원 평균 연령이 45세인 것을 감하면 7년이나 젊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직원의 39%가 여성이다. 스마트화로 인해 힘들고 더러운 일이 줄어들면서 여성이나 젊은 신입직원들이 일하기가 훨씬 좋아졌다.


 


반월시화공단에 위치한 도장업체 한국나노텍. 도장(표면처리)업은 대표적인 3D 산업 중 하나다. 한국나노텍도 겉모습만 봐서는 흔한 도장공장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발짝 다가가 공정을 들여다보면 공정 하나하나가 스마트화돼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공장에 들어오는 자재부터 공정, 생산 결과물까지 공정과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가 서버에서 관리되고 있다. 도장작업을 끝내고 최종 생산된 제품을 직원이 장비를 통해 점검하면 결과값이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서버에 전송된다. 2012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스마트공장의 결과다.

이곳에서 만난 우한별 한국나노텍 팀장은 "과거에는 전 처리를 위해 라인탱크에 18ℓ짜리 약품을 직접 직원들이 통으로 부었다"면서 "무해한 것이지만 냄새가 심하고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것도 다 자동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나노텍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젊은 직원들이 늘어난 것이다. 과거 3D 업종으로 산업기능요원(군복무 대신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고졸 직원)들도 피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16명이나 이곳에서 일한다.

 


우 팀장은 "라인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면서 물량도 늘어나 도입 전 12명이었던 현장 직원들이 지금은 30명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프론텍과 한국나노텍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동종 업체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의 숫자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일이 편해지고 환경이 깨끗해지면서 한국인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일터가 됐고 자연스럽게 외국인 노동자를 쓰지 않게 된 것이다.
[이덕주 기자 / 이종화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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