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안전예방 최적 수단은 "건설계측 뿐...법제화 시급"


우종태 경복대 교수 "건설계측, 사고 안전예방 최적 수단… 법제화 시급"


대가산정·저가 하도급 탈피 등 현안 해결이 활성화 지름길

스마트계측시스템 구축으로 건설시장 3%까지 확대 가능

"파이 키워야 학생들도 자부심 갖고 지원한다"


      “건설계측은 시공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최첨단 과학적 수단으로, 국민의 생명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어 산업 활성화가 강력히 요구된다.”


건설계측 표준시방서를 제작한 우종태 교수(경복대)는 최근 SQ엔지니어링 드론이야기 카페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일성했다.


우종태 경복대 교수.




우 교수는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에서 12년간 일하며 계측관리 총괄업무 등을 수행했고, 이후 무대를 학교(경복대 건설환경공학과)로 옮겨 건설계측 관련 저서를 9권 저술하는 등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 인물이다.


건설계측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자 “우선 건설계측이 법제화가 돼야 대가산정을 할 수 있고, 각종 시방서를 제정할 수 있다”며 “이런 과정이 진행돼야 저가 하도급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나아가 주기적 보수교육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건설계측 중요성 인식은 어떠한가?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위험 사고를 계기로 법 제도화 마련 회의가 진행됐고, 그 자리에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 44조 건설기술용역업에 ‘건설정보측정’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논의된 바 있다”고 했다.


안전이 중시되는 사회인만큼 법 제정 가능성을 충분히 엿본 셈이다. 그러나 당시 참여했던 국토부 담당자들이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서 일회성을 끝나게 돼 아쉽다는 입장이다.


왜 건설계측에 관심을 갖기 힘든 걸까? 그는 “1%의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건설계측 관련 설계도서만 3~40장일 정도로 계측을 중요시 여기는데 한국은 아직까지 그만큼의 투자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관심을 돌릴 방법은 없는가? 우 교수는 ‘스마트건설계측시스템’을 해법으로 내세웠다. 스마트건설계측은 계측관리의 완전 자동화 및 공사현장의 항목별 관리 실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측분석결과 공유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우 교수는 “실시간으로 계측상황을 공유함과 동시에 공사장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까지 해소할 수 있고, 유사시 주민경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1% 건설계측 시장을 3~5%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정착만 된다면, 추후 정부의 안전예산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과다굴착에 따른 흙막이 변형  및 사고 사례/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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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건설계측시스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 교수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계측업무는 대부분 정보통신기술(ICT)이나 사물인터넷(IoT)이 기반이기에 건설업체만으론 전문성을 갖기 어렵고, 투자를 하고 싶어도 업체들이 워낙 영세해 현상 유지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가 지난해 8월부터 계측용역비 5,000만원 이상 발주에 한해 직접 발주하게 된 것은 큰 성과이지만, 지속적 국가 R&D없이는 스마트건설계측시스템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계측법 제도화 필요성이 여기서 드러난다. 법제화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그는 “법 하나 만들기 위해 수많은 인력과 비용, 또 시간이 소모되기에 건설계측 제도화는 사실상 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직접 제작한 건설계측 표준시방서가 국토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중심위) 상정이 보류된 것도 법 테두리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직접 법 제정에 참여했던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급경사지법)’을 응용한다면 충분히 제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소방방재청(現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에서 크게 환영 받은 법이다. 이를 통해 특수법인 방재협회가 만들어졌고, 신기술 평가나 기술교육도 순조롭게 이뤄졌다”며 “이 법을 참조해 건설계측법을 제도화하면 물리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성이엔지


흙막이 계측기 설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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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건설계측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비주류에 속한다. 교육체계가 잡혀있지 않아 실전 투입에도 애를 먹고, 이직률도 높은 업종이다.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정부가 건설재해를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명 사고는 하도급 말단에서 자주 일어난다”며 “그렇기에 과학적으로 사전에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건설계측 수단임을 정부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건설계측시스템을 구현해 궁극적으로는 건설업 재해를 낮추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활성화돼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희망을 가지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건설계측 발전을 위해 정부, 발주자, 건설업, 계측업체, 학계 모두가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현 기자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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