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미생물로 플라스틱 원료 대량 생산 기술 개발

 

미생물로 플라스틱 원료 대량 생산한다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과 다양한 화학제품의 원료 소재인 세바식산(HOOC-(CH₂)₈-COOH)을 식물유로부터 생물학적 방법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안정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상용화지원센터 책임기술원 연구팀은 환경오염 위험이 큰 세바식산 제조 공정을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학 공정으로 대체하고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이달 14일 밝혔다.

안정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상용화지원센터 책임기술원과 이홍원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 책임연구원, 전우영 바이오상용화지원센터 선임기술원은 세바식산을 식물유로부터 생물학적 방법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세바식산은 가소제와 윤활제, 화장품, 플라스틱 생산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물질이다. 세바식산은 피마자유를 열분해하는 화학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이 과정은 고온이 필요할 뿐 아니라 상당한 양의 황산을 쓴다. 그 결과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황산나트륨이 섞인 폐수를 방출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세바식산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환경법령을 적용해 공장 가동일을 줄이고 있어 새로운 생산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미생물화학공정으로 세바식산을 생산하고, 생산된 세바식산을 고순도로 분리 및 정제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캔디다 트로피칼리스’라는 미생물 균주를 유전자 조작해 오메가 산화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증폭시켰다. 오메가 산화반응은 알칸이나 지방산의 오메가 위치 탄소를 산화시켜 카르복실기(-COOH)로 전환해주는 반응이다. 캔디다 트로피칼리스는 자연적으로 강한 오메가 산화능력을 갖고 있는데 유전자 조작으로 능력을 올린 것이다.

 


연구팀은 온도와 산도(pH), 용존산소량, 원료 투입 속도를 조절해 세바식산을 L당 98.3g 농도와 98% 생산 수율로 만들어내도록 최적화했다. 실험실 규모에서 공정을 만들어낸 후 50L 규모의 대형 배양기에서도 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세바식산을 만드는 미생물 공정이다. 식물유를 미생물이 가득한 배양기에 넣으면 미생물이 세바식산을 생산해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세바식산을 만드는 미생물 공정이다. 식물유를 미생물이 가득한 배양기에 넣으면 미생물이 세바식산을 생산해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한국 화학기업인 애경유화와 롯데케미칼, 스몰랩과 함께 세바식산을 고순도로 분리하고 정제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세바식산을 활용해 바이오 나일론610을 합성하는데도 성공했다. 나일론610은 전기절연체와 정밀부품, 필라멘트 등에 쓰이는 소재로 세바식산과 헥사메틸렌디아민의 중합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안 책임기술원은 “이번 연구성과는 재생 가능한 바이오자원 유래 세바식산 생산공정으로 기존 화학적 생산법을 대체할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 협업으로 세바식산을 나일론610으로 성공적으로 합성하며 바이오 산업화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홍원 생명연 바이오경제혁신사업부 책임연구원과 전우영 생명연 바이오상용화지원센터 선임기술원이 함께하고 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7일 국제학술지 '그린케미스트리'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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