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막힌 현금부자들...지금 어디로?


주택담보대출 막히니 현금부자 청약시장 몰린다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길이 막히면서 서울 주택 매수 수요는 전반적으로 줄고 있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현금부자들은 적극적으로 청약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는 지난 3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232가구를 공급하는데 1만5082명이 몰려 평균 65대1의 경쟁률을 거뒀다. 특별공급을 통해 23가구를 모집하는데도 870명이 몰려 3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위례 ‘송파호반써밋 1·2차’ 홍보관 내부 모습. /호반건설, 호반산업 제공

 


이 아파트는 전용 39㎡를 제외한 모든 주택유형의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용 78㎡부터는 분양가가 15억원이 넘어 입주 때 집값에 큰 변동이 없다면 잔금 대출도 불가능하다. 집값을 모두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10억원 정도 저렴한 ‘로또 단지’로 부각되며 현금 부자들이 대거 몰렸다.

위례신도시 역시 현금부자들의 ‘잔치’가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1순위 청약이 진행된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 2차’는 700가구 모집에 2만3701명이 몰려 평균 33.8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호반써밋송파 1차’도 689가구 모집에 1만1123명이 몰렸다. 이 아파트는 모든 주택유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웃돌아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청약·분양권 전문가 박지민씨(필명 월용이)는 "이 아파트는 해당 지역보다 경기도 수요자가 몰린 기타지역의 경쟁률이 더 높았는데, 이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현금부자들이 경기도보다 서울 주택이 시세차익을 많이 남길 수 있다 여기고 청약통장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시장은 떠들썩하지만, 사실 서울 주택시장은 최근 잠잠한 분위기다. KB부동산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2·16 대책 이후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08.5로 전주(128.3)보다 크게 하락했다. 0과 200 범위에서 결정되는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정부 규제 이후 매도·매수 문의 모두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라며 "앞으로의 주택 거래량도 위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1/다음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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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시들해지면서 시세보다 가격을 대폭 낮춘 급매물도 등장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최근 19억7000만~19억9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12·16 대책 이전만 해도 22억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던 곳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호가도 대책 이전 21억원대에서 19억원대 후반까지 낮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라는 생각과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수요자가 늘어나며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며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청약대기자가 몰리면서 당첨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최근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들이 더욱 청약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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