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부 규제 비웃는 현금 부자들


대출 막혀도 현금 부자 몰렸다


8억 로또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대출 가능 여부 등 문의 쇄도


위례 호반써밋 3만5000명 몰려 분양 경쟁률 최고 34대1 기록


     29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모델하우스에서는 12·16 대책 여파로 입주 시 대출이 될 것인지, 자금 조달 계획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중·장년층 방문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아파트는 정부가 12·16 대책에서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후 서울 강남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단지다. 총 3375가구 가운데 255가구(전용면적 39~114㎡)를 일반 분양한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문을 연 '개포프레지던스자이' 견본주택 내부에서 사람들이 아파트 모형을 구경하고 있다. /GS건설




분양가는 3.3㎡당 평균 4750만원으로, 전용면적 59㎡가 11억~12억원대, 전용 84㎡가 15억원대다. 전용 39㎡를 제외하면 모든 주택이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을뿐더러, 입주 시 집값도 15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잔금 대출도 불가능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인근에서 올해 입주한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주변 시세보다 7억~8억원 저렴한 '로또'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현금 부자들의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모든 가구를 가점제로 뽑는 전용 85㎡ 이하 주택과 달리, 전용 85㎡ 초과 대형 평수(총 30가구)는 분양 가구 수의 절반을 추첨제로 뽑기 때문에, 현금 동원이 가능한 저(低)가점자와 1주택자도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6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신도시 '위례 호반써밋 송파1·2차'에도 두 단지를 합쳐 총 3만4824명이 몰렸다. 써밋1차는 689가구 모집에 1만1123명이, 써밋2차는 700가구 분양에 2만3701명이 신청해 각각 16대1,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모두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안 되고 공공택지라 8년간 전매 제한이 있는데도 주변 시세보다 4억~5억원 저렴한 까닭에 현금 부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정부의 분양가 억제 정책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청약 제도의 수혜자여야 할 실수요자들은 배제되고 현금 부자들이 로또를 독식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 때문에 서민들의 박탈감만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원 기자 성유진 기자 조선일보 




부동산 '현금부자'는 강남, '가점부자'는 강북으로


12.16 대책 후 첫 분양단지 완판...9억 넘어도 수십대 일 경쟁률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현금부자는 강남' '청약 가점부자는 강북'으로 각각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 아파트의 경우 가점이 높아 당첨 되더라도 중도금과 잔금 대출 시점에서 대출 규제에 발목을 잡힐 수 있어서 현금부자의 놀이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가 15억원 이상 대출 금지, 9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 비율 축소(40%→20%)에 따라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자'는 청약 시장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서울 주요 청약시장은 3040 실수요자가 아닌 현금과 가점 경쟁력이 높은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강남 아파트의 경우 가점이 높아 당첨 되더라도 중도금과 잔금 대출 시점에서 대출 규제에 발목을 잡힐 수 있어서 현금부자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때문에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현금부자는 강남' '청약 가점부자는 강북'으로 각각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책 후 첫 분양단지 완판 행렬

2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12·16 대책 이후 첫 분양 물량으로 주목 받은 '위례 호반써밋송파1·2차'와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됐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북위례 호반써밋송파1차와 2차는 각각 16.14대 1, 33.8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1·2차 분양가는 각각 3.3㎡당 2204만원, 2268만원으로 2차가 다소 높다. 1차 분양가(전용 108㎡)는 최저 9억190만원에서 최고 9억1170만원이다.


이들 아파트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하다. 여기에 더해 12·16대책으로 잔금 대출까지 막힐 전망이라서 대출 장벽이 더 높아졌다. 12·16대책에 따라 잔금대출을 받을 입주 시점인 2022년에 시세가 15억원을 넘으면 잔금 대출이 막히기 때문이다.


청약 가점 부자는 대출 가능한 강북 청약 시장에 몰리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분양한 홍제 가든플라츠도 200가구 모집에 1만1985명이 몰리면서 평균 59.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홍제 가든플라츠 분양가의 경우 가장 작은 39㎡가 3억4000만원, 59㎡가 5억8000만원, 84㎡가 7억7000만원 선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면서 실수요자 중에서 청약을 포기하는 이탈 수요가 있다"며 "대출 규제와 함께 자금출처조사까지 강화되면서 투자수요도 청약 시장에서 일부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 내년 하반기 변곡점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 주택 시장에 큰 변곡점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공급 가뭄'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 심리 때문이다.


우선 내년 4월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분양가 규제를 받게된 서울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규제 적용 전인 4월까지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들이 서둘러 물량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12·16대책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양도세 중과 면제 혜택을 받은 잠긴 매물도 일부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하반기부터다.


김 팀장은 "최근 서울의 청약 시장 과열은 내년 분양 물량 감소에 따른 우려도 반영된 것"이라며 "서울 강남의 경우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이 아니면 공급이 사실상 어려운데 분양가상한제 규제가 시행되면 초기 정비사업 단지들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나 사실상 3기 신도시 물량이 공급되는 것은 적어도 4~5년은 걸린다. 3기 신도시의 경우 2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지만 서울 진입 대기 수요와는 달라 서울 집값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서울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와 함께 고소득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상환 능력이 충분한 실수요자에게 대출 규제를 완화해 내집 마련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기준 대출 비율이 40%다.


이에 대해 국토부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서울은 규제지역이라 대출 한도가 40%이나 12·16대책을 통해 집값이 잡히고 규제지역에서 풀리게 되면 대출 한도 역시 자연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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