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아파트 절대 안 부럽다”...강북 ‘베스트10’


“반포 아파트 안 부럽다”…뜨는 강북 ‘베스트10’


     내년 유럽 지사로 발령을 받은 대기업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은행 대출을 받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파트 한 채를 구입했다. 가족 모두 해외로 나가는 만큼 굳이 주택을 살 필요는 없지만 집값이 계속 오르자 조바심이 났다. 애초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매물을 알아보다 성수동 거주 여건이 강남권 못지않다는 판단에 성수동으로 눈을 돌렸다. 김 씨는 “서울 부동산 핵심 지역이 강남이기는 하지만 대출받는 데 한계가 있고 교통, 편의시설 면에서 입지가 강남 못지않아 길게 보면 강북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놓는다.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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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 아파트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낙후 지역이 많은 데다 입지가 강남권에 밀려 한동안 집값이 맥을 못 췄지만 최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과 도심 신축 단지 매수 수요가 몰려 가격이 급등하는 분위기다. 강북 주요 랜드마크 단지 매매가는 3.3㎡당 5000만원을 훌쩍 넘어 웬만한 강남 노후 아파트보다 비싸다. 지금 강북 아파트 단지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부동산 전문가 설문을 통해 강북 랜드마크로 떠오를 곳 10선을 꼽아봤다.


뉴타운·재개발 속도 내자 강북 ‘들썩’

‘마용성’ 신축 단지 매매가 고공행진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했지만 강북 주요 단지 매매가는 이에 아랑곳 않고 치솟는 분위기다.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는 지역 위주로 집값이 급등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 상승했다. 21주 연속 오름세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에도 오히려 전주(0.09%)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강북권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마포구(0.09%), 강서구(0.09%), 성북구(0.09%) 등 강북권 오름폭이 꽤 높다.


강북권에서는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보다 사겠다는 매수 희망자가 더 많아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북 매수우위지수는 11월 기준 128.4를 기록하며 120을 웃돈다. 강북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10월 103.3을 기록한 이후 올 8월까지 100을 밑돌았지만 최근 수치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세가 매도세보다 강하다는 의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집값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인식에 마포, 종로 등 강북권으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늘었다. 분양가상한제 제외 지역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북 신축 아파트값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부족 우려, 새 아파트 청약 열기에 힘입어 고공행진하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16억5000만원에 거래돼 2017년 10월(8억5000만원)과 비교해 8억원가량 뛰었다. 각종 개발 호재가 몰리는 성동구 투자 열기도 뜨겁다. 성수동 강변동양아파트 전용 59㎡는 최근 1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강남권 못지않게 강북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용산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이촌 래미안첼리투스.


강북 집값이 급등하다 보니 ‘강남 거주자만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는 편견도 이제는 버려야 할 듯싶다. 집을 한 채만 보유해도 종부세를 내야 하는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서울 아파트가 비강남권에서만 2배가량 늘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의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는 20만3174가구로 지난해보다 50.6% 증가했다. 이 중 4만1466가구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이외 지역에 위치했다. 비강남권의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지난해 2만122가구에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강북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대출 규제 강화로 강남권 진입장벽이 높아진 만큼 입지 좋은 강북 랜드마크 단지로 실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한강 조망권을 갖춘 마포·용산·광진구 대단지는 실수요가 꾸준히 몰려 매매가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매경이코노미는 부동산 전문가 10명 설문을 통해 수많은 서울 강북권 아파트 중 옥석을 가려봤다.


설문 결과 용산구 래미안첼리투스와 이촌 신동아아파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신촌그랑자이, 종로구 경희궁자이,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서울숲리버뷰자이, 광진구 광장힐스테이트 등이 강북 랜드마크 후보로 꼽혔다. 재개발 구역 중에서는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특별취재팀 = 김경민 팀장 / 강승태 기자 / 정다운 기자 / 사진 = 윤관식 기자 / 최영재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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