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핵연료 보관시설도 없이...정부 "원전 해체사업 세계 5위 육성” 공염불


     정부가 2년 전 고리 원전 1호기 해체를 시작했음에도 사용했던 핵연료 보관시설을 제 때 마련하지 못해 원전 해체 작업이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급격한 탈원전 정책에 따른 원전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원전해체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정부는 2035년 세계 원전해체시장에서 한국이 점유율 10%를 달성해 5위국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지난 4월 밝혔다.


해체 수순에 들어간 고리 1호기 전경./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정부가 지난 2017년 6월 목표로 정한 고리 1호기의 해체 완료 시점은 2032년 12월이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고리1호기의 세부 해체 일정은 △해체계획서 마련 및 승인(2022년 6월) △사용후핵연료 냉각 및 반출 (2025년 12월) △시설물 본격 해체(2030년 12월) △부지복원(2032년 12월) 등 4단계로 이뤄진다.




원전을 해체하려면 사용했던 핵연료를 빼내 보관할 시설이 필요하다. 정부는 고리 1호기에 대한 영구정지 후 사용후핵연료를 5년 냉각해 원전 부지내 마련예정인 건식저장시설에 2025년 임시 보관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고리 원전 내 임시로 건식저장시설 부지를 마련하고 해체를 진행하려하지만, 아직 건설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5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관련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민 의견 수렴이 미비했다는 이유에서다. 고리 1호기는 재검토위원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실질적으로 해체가 불가능하다.


2021년 11월 저장률 100% 예상

월성본부 "올해 안에 증설 결정나야"

(한국경제)


포화상태인 경주월성 핵연료 보관시설/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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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관계자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정부 정책이 빠른시일내 명확해지지 않는다면 앞서 정부가 세운 원전해체 계획대로 2025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빼 내 건식 저장시설에 넣기는 힘들 것"이라며 "건식저장시설을 갖추는데도 7년이 걸려 아무리 빨라야 2027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 제출도 난항이다. 한수원은 당초 올해 하반기 의견수렴을 통해 공청회를 열어 내년 6월까지 원안위에 계획서를 제출하려 했다. 현재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 초안은 작성을 완료했지만, 계획서 제출에 앞서 필수적으로 거쳐야한 주민 공청회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이 완료되지 않았다.


원자력 시설이 둘 이상 지자체에 걸칠 때 면적이 가장 많이 포함되는 지역이 의견 수렴을 주관하도록 한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때문이다. 고리 1호기 원자로는 부산 기장군에 놓여 있는데 해체계획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지자체가 법적으로 부산이 아닌 울산 울주군이었다. 이에 대립이 이어졌고, 결국 원안위는 지난 8월23일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심의·의결해 원전 인근 모든 지자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했다. 한수원 측은 "당초 계획은 올해 하반기에 주민 의견 수렴을 완료하려 했지만, 내년 3월에나 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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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도 아직 확보 중이다. 원자로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58개 가운데, 이 중 국산화하지 못한 기술은 13개다. 올해까지 10개를 확보하고 나머지는 2021년까지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원전해체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2035년 세계 원전해체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세계 원전해체 시장 상위 5위국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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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규 서울대(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너무 서두르다보니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곳에 대안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동욱 중앙대(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원전 선진국의 해체 시장은 원전 후발국인 한국이 진입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안상희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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