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한령에 멸시당하는 한국 음악인들...美음대…韓단원 3명 뺀 채 중국공연 나서 IT’S NOT TOO LATE FOR EASTMAN TO ROLL BACK


中 한한령에 굴복한 美음대…韓단원 3명 버리고 中공연 간다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한국에 배치되며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한국을 넘어 해외 거주 한국인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음악대학이 학교 소속 오케스트라의 중국 공연에 한국인 단원을 데리고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음대는 이번 결정이 한한령으로 인한 중국의 입국 거부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한국인 학생 단원 3명 비자 발급 거부

사드 보복 태평양 건너 미국 한인까지 확대

예술가냐 체스판 졸이냐…美 네티즌 비판


미국 이스트먼 음대의 오케스트라인 이스트먼 필하모니아는 12월부터 갖는 중국 8개도시 투어에 한국인 학생을 데리고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사진 이스트먼음대 홈페이지]


 

IT’S NOT TOO LATE FOR EASTMAN TO ROLL BACK

By Norman Lebrecht

On October 29, 2019


The decision to go ahead with an orchestral tour of China after three South Korean students were refused visas has put Eastman School of Music on the spot. On the one hand, it needs to be polite to China in order to ensure a flow of fee-paying students, on the other it looks as if it is prepared to throw students overboard if their nationality interferes with the demands of a difficult partner. So it dumps the Kor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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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로체스터대 이스트먼 음대 소속 오케스트라인 ‘이스트먼 필하모니아’는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상하이·항저우·셴양 등 중국 8개 도시를 돌며 투어 공연을 할 계획이다. 이스트먼 음대는 최근 중국 투어 공연에 한국인 학생 단원 3명과 함께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말 로시 이스트먼 음대 학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학장이 보내는 메시지’란 글에서 이를 밝히며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보냈던 편지 내용을 함께 공개했다.


"윤리적 딜레마…그래도 어쩔 수 없어"


 

자말 로시 미국 이스트먼음대 학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로시 학장은 편지에서 "오케스트라 중국 투어에 한국인 학생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어려운 결정"이라고 밝혔다.[사진 이스트먼음대 홈페이지]


로시 학장은 글에서 “지난달 말 중국 측 투어 파트너가 ‘오케스트라의 한국인 학생 3명은 비자를 받을 수 없다’고 알려왔다”며 “이는 지난 2016년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보낸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응해) 한국인 예술가들이 중국에서 공연하는 것을 막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어떠한 형태와 이유로도 차별을 혐오한다” 며 "(이번 사건으로) 엄청난 윤리적 딜레마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또 “한국인 학생의 공연 배제 결정이 음대와 로체스터대, 나아가 한인 사회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도 했다. 


"채용 제약될까"…시장 '큰손' 中입김 의식


자말 로시 미국 이스트먼음대 학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로시 학장은 편지에서 "오케스트라 중국 투어에 한국인 학생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어려운 결정"이라고 밝혔다.[사진 이스트먼음대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로시 학장은 그럼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을 취소하게 되면 이번 공연을 기대하고 있던 80여명의 학생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미 가족들은 학생들과 공연 일정을 함께하기 위해 휴가 계획까지 세워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설립 이후 첫 해외 투어인 데 이를 공연 2달 전에 취소한다면 중국에서 이스트먼 음대의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교수진과 단원들에게 있을지 모를 (중국에서의) 잠재적 채용, 공연 기회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클래식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점을 고백한 셈이다.




의회·영사관에 사정해도…강경한 중국 

주한미군이 지난 4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비활성화탄(inert)'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에 정착하는 훈련을 하는 모습.[사진 주한미군 제35방공포여단 페이스북]


로시 학장은 한국 학생의 중국 입국을 위해 노력했지만, 중국 측이 강하게 거부했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비자를 받기 위해 워싱턴 DC 의회 관계자와 뉴욕주재 중국 영사관에 2주 넘게 입국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실패했다”며 "한국 학생 3명과도 두 차례 만나서 이 같은 사정들을 설명했고, 그들 역시 ‘투어가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들었지만 이번 결정은 온전히 나 혼자 내린 것"이라며 다른 이들을 비난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밝혔다.

 

미국 내 온라인에선 로시 학장의 결정을 비난하는 의견이 등장했다. 한국 학생 배제 소식을 전한 ‘바이올리니스트닷컴’은 “인권운동 시기엔 백인 재즈 뮤지션들이 흑인 동료들을 환영하지 않는 공연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엔 "투어 배제 결정은 비상식적이고 비겁하며 옳지 않다. 로시 학장은 당장 사퇴하고, (투어를 가기로 한) 단원들도 예술가가 될 것인지 체스판의 졸(폰)이 되고 싶은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댓글도 실렸다. 다른 네티즌은 "유능한 지도자라면 한국 학생들이 투어가 계속되길 원하더라도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대신 투어를 취소할 것"이라는 주장을 댓글로 올렸다. 하지만 "투어 취소로 생길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로시 학장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조수미도 못 피한 한한령…지금도 여전


지난 9일 이탈리아 로마 성이냐시오 성당에서 공연 중인 소프라노 조수미. [연합뉴스]


지난 2016년 한한령 발생 이후 중국에선 한국 예술·문화인사의 활동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 2017년 2월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중국 비자를 받지 못해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을 취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많은 한국 연예인의 중국 내 드라마·영화 출연, 콘서트 활동이 취소됐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입국이 늘어나며 한한령이 예전보다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문화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베이징의 한 문화 관계자는 “클래식의 경우 (한국인 공연은) 매표를 하는 대규모 상업 공연에선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교류 등 상업 행위가 아닌 차원에서 벌어지는 소규모 공연 정도에서만 알음알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이스트먼 음대는

미국 이스트먼 음대 로고.[사진 이스트먼 음대 홈페이지]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대학교 내 음악대학. 줄리아드, 커티스와 함께 미국 내 명문 음대로 평가받는다. 미 필름회사 코닥의 창업자 조지 이스트먼이 설립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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