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무선조종)카와는 차별화된 DJI의 첫 지상로봇 'S1'.


[체험기] 드론업체 DJI의 첫 지상로봇 'S1'... 스마트폰으로 자유자재


"이게 새 시대야. 새 시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 노면을 재빠르게 달리는 로봇을 본 중년 남성이 내뱉은 탄성이다. ‘탱크’처럼 생긴 이 로봇의 움직임은 일반적인 RC(무선조종)카와는 다르다.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메카넘 휠(Mecanum Wheel)’을 장착한 4개 바퀴는 독립적으로 구동해, 몸체 방향과 상관없는 기묘한 기동을 가능케 한다.


로봇 상단에는 몸체 움직임과 별개로 고정할 수 있는 짐벌(gimbal)과 카메라가 달려있다. 별도 조종기는 필요 없다. 스마트폰이 곧 컨트롤러다. 화면에는 로봇이 보는 장면이 뜨고, 화면을 누르면 레이싱 게임을 하듯 로봇이 움직인다. 드론 시장 선두주자 DJI가 내놓은 첫 교육용 지상로봇 ‘로보마스터 S1’의 모습이다.


탱크를 연상시키는 외향의 로보마스터 S1. /윤민혁 기자


로보마스터 S1은 지난 6월 DJI가 내놓은 첫 지상용 로봇이다. 이날 로보마스터를 본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큰 흥미를 보였다. 독특한 생김새와 기묘한 움직임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뒤를 쫓기 바빴고, 젊은 남녀는 신기한지 눈을 떼질 못했다. 중장년층은 ‘신(新)문물’에 충격을 받은듯했다. 한참 동안 로보마스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응시하던 한 노신사는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것이냐"고 묻더니 "어떻게 저렇게 움직이느냐. 이런 게 새 시대구나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듯 조종… 프로그래밍 확장성 갖춘 ‘밀레니얼 미니카’

로보마스터 S1은 길이 320㎜, 너비 240㎜, 높이 270㎜, 무게 3.3㎏다. 바퀴가 달린 몸체 위엔 카메라와 ‘포대’가 달린 짐벌이 위치해 있다. 로보마스터 S1은 기본적인 주행 외에 ‘배틀모드’를 지원한다. 포대에서 레이저나 겔비드를 쏘아 상대 로봇을 맞춰 싸우는 ‘로봇 서바이벌’을 즐길 수 있다.


조종과 세팅은 스마트폰 앱이 지원한다. 로봇에 내장된 WIFI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카메라에 담긴 화면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이를 녹화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카메라는 화상 전송·녹화를 넘어서 인공지능 인식이 가능하다. 지정한 사람을 자동으로 따라다니게 설정하는 식이다. 짐벌의 도움으로 개인용 '스태디캠'처럼 촬영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왼쪽과 오른쪽 화면으론 각각 이동 방향과 몸체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 조작이 어렵다면 조이스틱을 부착하면 된다. 아날로그 스틱과 버튼을 활용해 편리하다.


로보마스터 앱에선 조종 감도는 물론 기어비, 섀시 높이와 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또 파이썬, 스크래치 언어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프로그래밍으로 로봇 동작을 원하는대로 수정하고, 미리 원하는 움직임을 입력해 ‘단축키’로 불러올 수 있다. 본체에는 31개 센서와 6개 PWM(펄스 폭 변조) 포트가 달려 있어 외부 모듈을 연결한 후 프로그래밍해 활용할 수도 있다.


주행성능은 ‘합격’이다. 로보마스터 S1은 움직임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민첩하다. 속도를 최대로 설정하면 뛰어야 따라갈 수 있을 정도다. 몸체가 넘어질 정도가 아니라면 오르막·내리막을 지나거나 턱을 넘는 데도 문제가 없다. 배터리는 보통 속도 기준으로 1시간가량 지속된다. 다만 WIFI를 이용하는 만큼 조종 가능 거리는 50m 정도가 한계였다. 또 인파가 몰리는 곳에선 전파 간섭 때문인지 종종 연결이 끊기기도 했다.


로보마스터 S1은 스마트폰으로 조종한다. 조작이 어렵다면 동봉된 아날로그 조이스틱을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윤민혁 기자




재미·교육 함께 잡는 ‘교육용 로봇’ 시장, 2021년 20억달러까지 큰다

블룸버그는 이달 증권가를 인용해 민간 드론 시장 규모가 이미 45억달러(약 5조27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엔 교육용 로봇 시장이 뜨겁다. 세계 각국이 코딩 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 편입하고 있는 와중, 재미와 교육 목적을 함께 잡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 로봇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산업정보망에 따르면 글로벌 교육용 로봇시장 규모는 지난해 9억7000만달러(약 1조1300억원)에 달했다. 2021년에는 시장 규모가 20억달러(약 2조3400억원)를 넘어선다는 전망도 나온다.


드론·로봇 시장 선두주자는 중국이다.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DJI 또한 선전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이다. DJI는 로보마스터 S1으로 로보틱스, 엔지니어링, 코딩을 배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함께 공략할 계획이다. DJI 관계자는 "아이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듯 로봇에도 열광하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로보마스터 S1은 지난 16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75만9000원이다.

윤민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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