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학] 국내 최초 ‘육지·해저·해상’을 잇다


[토목공학 기획] 국내 최초 ‘육지·해저·해상’을 잇다


대우건설 김세훈 차장 인터뷰


   육지와 해저, 해상을 가로지르는 부산 거가대로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규모 토목 랜드마크로 손꼽힌다. 시공 당시 세계 최장, 국내 최초 해저 침매터널로 화제를 모은 거가대로는 부산의 가덕도와 경상남도의 거제도를 해상으로 연결하는 총연장 8.2km인 해상도로로, 2개의 사장교와 1개의 침매터널로 구성돼 있다.


특히 가덕도와 중죽도 사이를 연결하는 가덕해저터널은 사업 시작단계에서부터 국내외 학계와 건설업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는 침매터널이 갖고 있는 시공 환경의 특수성으로부터 기인한다. 기존 시공된 침매터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어려운 환경조건을 우수한 국내 토목 기술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가덕해저터널 입구/출처 대청봉의 강원사랑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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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매터널은 내륙으로 오목하게 들어온 항만의 내부나 도심의 하천에 설치돼 파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상태에서 시공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세계최초로 태평양에 정면으로 노출된 외해에 건설됐다.


때문에 일반적인 침매터널 시공 시 크게 고려되지 않는 장주기 파(너울)가 큰 장애물로 작용해 설계 당시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시공 당시 침매터널 구간의 최대수심은 48m로, 기존 해외 침매터널의 평균 수심 20m에 비해서 상당히 깊은 수준이었다. 이에 많은 이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수심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정밀 침매기초 포설장비, 침매함체의 정밀한 위치 조정을 위한 EPS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으며 함체 침설시 너울을 피하기 위한 기상예보시스템도 구축했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시공 과정도 그간의 터널 시공과는 다른 공법이 적용됐다. 육상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박스 구조물을 부력을 이용해 물위에 띄운 뒤 설치지점으로 운반해 가라앉힌 후 수압차로 구조물을 서로 접합시켜 침매함체를 완성됐다. 총 연장 3.7km로, 길이 180m, 폭 26.5m, 높이 9.97m의 침매함체 18개가 연결됐다.


함체 1개는 길이만 180m, 높이 9.97m, 너비 26.5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22.5m의 콘크리트 조각 8개가 모여 만들어졌으며 그 무게만 해도 4만5000∼5만 톤에 달한다. 함체를 세우면 약 64층 아파트 높이에 이르고, 사용된 콘크리트는 102㎡형 아파트 460가구를 지어낼 수 있는 양이다.


이러한 함체는 바다로 예인돼 안정제작장 앞바다 계류장에서 함체를 연결하는 작업을 거친 뒤 침매터널 구간으로 옮겨져 바다 속으로 가라앉힌다.


함체 사이에 있는 침설조인트와 단위 함체 내에 있는 세그먼트 조인트는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높아지는 수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함체와 함체사이에 있는 침설조인트는 일반적으로 고무와 같은 가요성 재료로 만들어지고 침설 시 수압에 의해 종방향으로 압착된다. 압착된 침설조인트는 외부수압에 대해서 함체내부로 밀려들어오지 않고 견뎌내야만 수밀성이 확보된다.


거가대교/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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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매터널 침설조인트는 100년 내구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한 안전설계도 꼼꼼하게 적용됐다. 지진하중, 난파선박에 의한 충돌 조건 등이 설계에 반영됐고, 감시 제어 데이터 수집시스템인 SCADA와 지능형 교통 시스템 ITS 등으로 사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완벽하게 대비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개발·도입해 국내 토목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연 대우건설은 현재 세계 최장, 국내 최초 해저침매터널과 관련한 다수의 세계 기록과 국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80m에 이르는 세계 최대 침매 함체 길이, 48m 수심에서의 시공, 내해가 아닌 외해 지역에서의 공사, 약한 해저지반 위에 건설된 최초 침매터널 등 5가지의 세계 기록이다.


가덕해저터널 출처/대청봉의 강원사랑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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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김세훈 차장(사진)는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시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에 시공된 침매터널로, 설치 시 수심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정밀 침매 기초 포설장비, 침매함체의 정밀한 위치 조정을 위한 EPS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침매터널의 성공적인 완공 이후 대우건설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단행했다. 11km의 국내 최장 도로터널인 인제양양터널(2017년)을 개통했으며, 올해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총길이 7.26km인 천사대교의 1공구(사장교 구간, 3.58km)를 준공하는 등 침체된 경기에도 활약했다.


최근 해외 성과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인도 비하르주에서 총연장 9.76km의 엑스트라도즈교와 총연장 10.64km의 인도 뭄바이 해상교량을 시공 중인 것. 또한 이라크 알포 방파제 공사(2019준공) 후속으로 알포 그랜드 포트의 컨테이너 터미널, 연결도로‧침매터널의 착공을 준비 중이다.


가덕해저터널 침매터널 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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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 중장기 전략목표 ‘2025 Global Top 20’을 수립, 2025년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 차장은 “대우건설의 2019년 뉴비전은 ‘Build Together’로 고객과 함께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라며 “고객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고 함께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는 라이프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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