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LIG넥스원 ‘비호복합’, 3조원 인도 수주 ‘청신호’


드론 잡는 한화디펜스 ‘비호복합’…3조원 인도 수주 ‘청신호’


    지난 14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석유시설 두 곳이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저고도 비행 침투에 대한 경각심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드론을 막을 수 있는 ‘단거리 방공체계(SHORAD)’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한화디펜스와 LIG넥스원이 함께 생산하고 있는 ‘비호복합’이 재조명되고 있다.


비호복합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리콥터를 요격하는 대공무기체계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등장으로 한때 효용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드론이 새로운 무기로 등장하면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비호복합이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수출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비호복합 30㎜ 복합대공화기 /한화디펜스 제공


인도군 3조원 규모 발주…한화디펜스 수주 기대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3조원 규모 인도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화디펜스 비호복합은 인도군 시험평가 결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무기로 선정됐지만, 함께 입찰에 참여한 러시아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인도군은 비호복합 104대, 탄약운반차량 97대, 지휘용 차량 39대, 미사일 4928발, 포탄 17만2260발 등 3조원 규모 물량을 대거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업체들이 러시아제 무기를 주로 쓰던 인도 방산시장 공략에 성공할 경우 무기 수출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방산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사우디 석유시설 드론 피격 사건이 한화디펜스와 LIG넥스원의 비호복합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비호복합과 경쟁 중인 러시아산 무기 ‘판치르’는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드론보다 중고도 비행체를 막는데 적합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비호복합은 러시아 판치르와 달리 저고도 단거리 비행체에 특화됐기 때문에 드론 요격에 조금 더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비호복합 30㎜ 복합대공화기 /한화디펜스 제공


비호복합은 한화디펜스가 만든 30㎜ 구경 자주대공포 ‘비호’에 LIG넥스원이 제작한 적외선 유도 미사일 ‘신궁’을 탑재한 복합 대공화기다. 기존 ‘비호’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짧은 사정거리를 개선하기 위해 유도무기를 좌우 각 2발씩 4발 추가 결합했다. 궤도 차량형 방공무기이기 때문에 기동력이 확보돼 산악지형을 포함한 야전 운용성이 뛰어나다.




유효사거리 3㎞인 쌍열대공포 2대는 각각 분당 600발씩 사격이 가능하다. 신궁 유효사거리는 5㎞다. 신궁은 대공포 유효사거리를 초과하는 표적에 대응하고, 대공포는 신궁 사각지역과 돌파표적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한다. 저고도로 드론이 날아오면 대공포가 사격하고, 회피기동을 통해 고도를 높이면 유도 미사일로 요격하는 방식이다.


비호복합은 탐지거리 21㎞, 추적거리 7㎞다. 탐지레이더와 전자광학추적기를 보유해 자체적으로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 할 수 있다. 실시간 사격제어, 정밀추적 등을 위한 사격통제장비와 레이더, 위성항법장치(GPS) 등 체계 전반에 대한 성능개량도 진행됐다. 최신 사격통제장치를 적용해 실시간 사격 제어가 가능할 뿐 아니라 정밀 추적할 수 있다.


18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방부 청사에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에 쓰인 이란제 순항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잔해가 전시돼 있다. /AP 연합뉴스


대공방어체제 구축 요청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공방어체계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국산 대공무기 수출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석유시설 피격 직후 통화를 통해 대공방어체계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 청와대 측은 빈살만 왕세자가 재발 방지를 위해 대공방어체제 구축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사우디 실세인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대공방어체제 구축을 언급한 만큼 대공무기 수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한국 자주국방을 모델로 자체적인 무기 개발 기술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방한 당시에도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비호를 포함한 한국산 무기를 살펴봤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1000만원짜리 드론을 잡기 위해 수억원에 달하는 미사일을 쏠 수 없기 때문에 대공포를 갖춘 국산 대공무기가 재조명받고 있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조선비즈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