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10조원어치 해외건설 수주한 건설업계..."숨통 트이려나"


건설업계, 이틀간 10조원어치 해외사업 수주

    수주 가뭄에 시달린 국내 건설사들이 간만에 대형 해외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 트레인(LNG train) 7’의 설계·구매·시공(EPC) 원청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인정받는 낙찰의향서(Letter of Intent)를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사업비는 약 5조원(43억달러)으로 추정되며, 대우건설은 전체 EPC 금액의 약 40% 수준으로 조인트벤처에 참여한다.

대우건설이 사업을 맡은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 플랜트시설 전경. /대우건설 제공

현대엔지니어링도 이날 인도네시아에서 4조7000억원(39억7000만 달러)짜리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2조6000억원(21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만 10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해외사업 텃밭이었던 중동이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거둔 대형 수주라는 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사업은 부진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 15일까지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금액은 138억6499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63% 수준에 그쳤다. 이번에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형 사업을 수주하면서 해외 수주금액은 전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수주한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 7은 1년에 800만톤을 생산하는 LNG 생산 플랜트와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이탈리아 사이펨과 일본 지요다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설계, 구매, 시공, 시운전 등 모든 업무를 원청으로 공동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일부 글로벌 건설사들이 독식해온 LNG 액화 플랜트 시장에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대우건설이 원청사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정유설비 용량을 하루 36만배럴로 늘리고, 고도화하는 공사를 진행한다. 환경규제인 ‘유로 5’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와 구매, 시공을 모두 맡는 EPC 일괄수주(턴키) 방식으로 공사를 수주했다. 공사 기간은 53개월이다.



건설업계의 추가 해외 수주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대형 사업 입찰이 예정돼 있다.
이진혁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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