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여기 몇 평이요?" 아니라… "전용면적이 얼마예요?"


여기 몇 평이요?" 아니라… "전용면적이 얼마나 돼요?"


과거에는 '공급면적'과 '평'을 기준으로 매겨진 주택 크기

이제는 '전용면적'과 '㎡'기준


이제는 '5베이'까지

채광과 환기 좋은 판상형 선호 추세는 여전


"여기 몇 평이요?" 아니라… "전용면적이 얼마나 돼요?"


부동산 기자가 되면 친구들에게 뜬금없이 카톡이 오곤 합니다. "청약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돼?" "1순위가 뭐야?" 청약통장은 그저 부모님이 어릴 때 만들어준 통장에 불과한 2030 '부린이(부동산+어린이)'를 위해서 제가 가이드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이제 드디어 청약 통장을 들고 직접 청약에 뛰어 들어볼 차례입니다. 하지만 부린이들에게 청약 관련 서류에 적힌 내용들은 난해하기만 합니다. 전용면적, 공용면적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고 타워형보다는 판상형이 좋다고 하는데 무엇이 서로 다른지도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청약 전 반드시 알아둬야 할 기본 사항에 대해서 짚어보려 합니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해보면 장년층 수요자들이 안내원들에게 "여기 몇 평이에요?"라는 질문을 하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과거에는 아파트가 약 3.3058㎡인 '평'을 기준으로 면적이 매겨졌기 때문에 이에 익숙하신 분들은 '평'을 물어보는 거죠. 가장 인기있는 면적인 전용면적 84㎡ 주택은 '평'을 기준으로 하면 보통 32~35 평형이 됩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죠. 84를 3.3058로 나누면 32~35가 아닌 25.41이 나옵니다. 대체 32~35는 어디서 나오는 수치인 걸까요?




이러한 차이는 '주거전용면적'과 '주거공급면적'의 차이에서 생깁니다. 주거전용면적은 '전용(專用)'이라는 말처럼 오직 주거 용도로만 쓰이는 공간으로, 쉽게 말해 현관부터 시작하는 집 내부 면적입니다. 2009년 4월부터 공급되는 아파트는 모든 주택형을 전용면적 기준으로 표시해야 합니다.



서울 송파구 '시그니처 롯데캐슬' 입주자모집공고문 (자료: 롯데건설)


하지만 과거에는 '주거공급면적' 기준으로 면적이 계산됐습니다. 공급면적은 전용면적에 '주거공용면적'을 합한 것입니다. 단지 내에서 함께 쓰는 시설 면적을 뜻하는 공용면적은 '주거'공용면적과 '기타'공용면적으로 나닙니다. 계단, 엘리베이터, 복도 등은 '주거'공용면적에 포함되고 '기타'공용면적에는 커뮤니티 시설과 지하주차장, 관리사무소 등이 포함됩니다. 최근 청약이 진행됐던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의 입주자모집공고문을 살펴보면 전용면적 84㎡ 타입의 공급면적은 110.75~112.29㎡입니다. '평'으로 환산하면 33.5~34.0평이 되는 셈이죠.




공급면적에다가 '기타'공용면적까지 합치면 실제 계약할 때 쓰이는 '계약면적'이 산출됩니다. 다만 계약면적에 발코니 등의 '서비스 면적'은 포함되지 않는데요. 최근 분양 시 대부분 발코니 확장 옵션을 선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서비스'로 주거전용면적을 넓혀주는 셈입니다. 견본주택에서 안내원들이 "서비스 면적이 넓습니다"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또 청약 관련 정보들을 접할 때 늘 헷갈리는 점이 '베이'와 '탑상형', '판상형' 등의 용어인데요. 이러한 것들은 본인이 청약하고자 하는 주택의 평면도를 유심히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평면도를 보면 해당 주택이 '몇 베이(bay)'인지, 탑상형인지 판상형인지 등 기본적 설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구역'을 뜻하는 '베이'는 거실, 그리고 거실과 '향(向)'을 공유하는 방의 수를 뜻합니다. 최근 전용 59㎡의 경우 3베이, 84㎡의 경우 4베이 구조로 설계되는 추세에 있는데요. 지난 9일 무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전국 최초로 전용 84㎡ 평형에 '5베이' 구조를 적용한 단지로 알려졌습니다. 84㎡ 일부 타입이 거실과 침실 3개, 알파룸이 모두 한쪽으로 몰려있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즉, 거실과 방 4개를 합친 5개의 '베이'가 거실과 같은 향을 공유하는 것이죠.




다만 이러한 베이 구조는 판상형이 아니면 어려운데요. 판상형은 한 개 동이 한 방향으로 일자(ㅡ) 형태를 이루는 구조를 뜻합니다. 마치 널빤지처럼 생겼다고 해 판상형(板狀形) 구조라고 불립니다. 판상형 구조는 볕이 잘 드는 남향 위주 배치가 가능하고 거실과 주방간 통풍이 원활한 '맞통풍' 구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습니다.

'5베이' 구조가 적용된 경기 과천시 '푸르지오 써밋' 84㎡C1 타입 평면도 (자료: 대우건설)


'타워형' 구조로도 불리는 탑상형 구조는 주로 주상복합형 아파트에 쓰입니다. 다양한 설계가 가능해 조망권 확보나 부지 활용이 용이합니다. 하지만 환기가 어렵고 향이 다양한 만큼 선호되지 않는 북향, 서향 주택은 다른 향 주택에 비해 가격이 낮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디자인이 다양해지면서 한 단지, 한 동 내에서도 탑상형과 판상형이 복합적으로 공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보통 판상형이 탑상형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 때문에 가점이 낮은 부린이라면 탑상형을 통해 내집 마련을 이루는 것도 하나의 팁입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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