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서 강퇴당했어요"

"정부 비판 댓글 한줄 썼다가 맘카페서 강퇴당했어요"

"조국 임명에 실망" 글 올리자
규정 맞지 않는다며 삭제당해

"다른 정치 관련 글은 방치"
이용자들 "편파 운영" 비판 잇따라

     맘카페 등 국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정부나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글이 삭제되거나, 해당 글 작성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사용자들이 잇따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엄마들의 카페 아닌 정치카페

지난 9일 가입자 280만여 명의 맘카페(육아 카페) '맘스홀릭'엔 "낮에 조국 임명에 실망했다는 글을 올렸는데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삭제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도배 글도 아니고, (나를 향한) 공격적 댓글이 올라와도 나는 '주의해달라'고만 했는데 삭제됐다"며 "반면 다른 정치 관련 글은 신고 후 '왜 삭제 안 되냐'고 단 댓글조차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 카페는 '대다수 회원에게 불쾌감과 거부감 주는 사회·정치 문제에 대한 극단적 주장과 불만 표출'을 삭제 사유로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한당 쓰레기" "토착 왜구" 등의 댓글은 게시된 지 몇 달동안 방치되고 있다. 이 카페 운영진은 "일일이 찾아 확인하다 보면 누락될 수 있다"고 댓글로 해명했다. 이 해명에 다른 이용자들이 "편파 운영" "운영진이 뒷돈 거래하고 알바 풀었나 의문" "임명 찬성이나 지지 글만 그대로고 반대 글은 죄다 삭제"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



'댓글'로만 정부를 비판해도 '강퇴'(강제 탈퇴)시키는 카페도 있다. 맘카페 '마포에서 아이 키우기' 회원 윤모(41)씨는 지난달 17일 한 게시물에 "조국 후보자 의혹이나 설명해달라"는 댓글을 단 직후 강퇴당했다. 윤씨는 "댓글을 단 나를 향해 '아줌마 옆 나라(일본) 가서 살아라' '작전 세력이냐' 등 인신공격성 비판 댓글을 단 사람도 있었지만, 나만 강퇴당했다"며 "운영진에게 항의했지만 답이 없다"고 했다.

친여(親與) 성향 커뮤니티들이 반대파에 대한 협박이나 인신공격성 댓글을 방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원 304만여 명의 레몬테라스의 한 회원은 "조국 후보자와 여배우 관련 검색어가 떴길래 '어떤 내용이냐'고 묻는 글을 올렸는데 2시간 만에 '고소하겠다' '매국노' 등 협박이나 비방을 담은 댓글과 쪽지가 쇄도해 결국 글을 지웠다"며 "나를 비방한 이들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맘스홀릭 회원도 "조국 비판 댓글 하나 달았다가 3일가량 인격 모독성 메일에 시달렸다. 운영진에게 신고도 했지만 아무 조처가 없었다"고 했다.

맘스홀릭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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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류 정치적 성향에 맞지 않는 글이라며 무작정 삭제하고 치우친 목소리만 남기는 건 파시즘적 행태"라며 "특히 이용자가 수백만 명 단위인 온라인 카페의 편파적 운영은 여론 조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편파 운영진이나 비난 댓글 작성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법도 있다. 법무 법인 하나의 강신업 변호사는 "게시물을 편파적으로 검열했다면 민사상 표현의 자유 제한에 따른 손해배상 대상이고, 특정 의견 글만 골라 스토킹하듯 비방하거나 협박했다면 형사상 명예훼손이나 협박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윤수정 기자 임규민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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