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시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라도 받자" 초저금리 시대, 돈 굴리는법

[초저금리시대, 대처법]
편집자주 바야흐로 초저금리시대가 도래했다. 저성장은 진작에 시작됐고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가 됐다. 초저금리 시대는 모든 영역에서 기존에 익숙한 삶의 문법을 파괴한다. 금융회사들은 다른 생존방식을 모색해야 하고 개인들의 자산관리 방식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금리 사상 최저…고수익 버리고 안정적 수익 추구해야

#투자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는 지난해 10월 금리(수익률)가 0.4%인 독일 국채 10년물에 투자했다. 독일 국채금리는 지난 8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0.72%까지 하락했는데 이 기간 바클레이즈의 수익률은 9%대였다. 





독일 국채 금리 연계는 9%대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에 연계한 DLF(파생결합펀드)를 가입한 이들이 100% 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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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의 투자법은 기존과 완전히 다르다. 해외 국채 사례를 예를 들었지만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19일 국고채 3년물이 1.090%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초만 해도 1.8%대였지만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시작이라는 점이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낮출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미국이 성장둔화 우려에 따라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의 기준금리도 1%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해 금융회사든 개인이든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방어’ 전략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유럽이나 일본 등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초저금리시대에 접어든 건 경제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5% 이상 성장한 건 2010년 6.8% 단 한해뿐이다. 이 역시 2009년 0.8%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여서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올해 역시 2% 성장이 어렵다는 게 대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ING그룹 1.6%를 비롯해 씨티그룹(1.8%), BoA메릴린치(1.9%), JP모건체이스(1.9%), 노무라증권(1.9%) 등 12곳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본다.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내려간 것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도 1%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지난달 2.13%까지 떨어졌다. 정책모기지인 ‘아낌e-보금자리론’은 9월부터 최저 2.00%다. 다음달에는 1%대로 낮아질 수 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체질개선을 하지 못해 잠재성장률이 점차 하락하는 등 경제가 서서히 망가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런 초저금리시대에 은행들은 전통적인 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비이자수익으로 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일부 은행의 DLS(파생결합증권) 판매와 그에 따른 대규모 손실 우려가 이를 방증한다. 변화된 은행의 성장공식에 따라 비이자수익을 좀 더 얻자고 팔았지만 전액손실 위기에 직면했다. 몇천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독일 등의 금리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봤지만 현실은 다르게 돌아갔다. 초저금리에 대처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주가 하락 등으로 ELS 상품의 투자수익률 역시 위태롭다. 이젠 은행들로선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챙기던 이들 상품을 더 이상 적극적으로 팔지 못한다. 고수익 상품도 쉽게 권하지 못한다. 이미 ELS(주가연계증권)도 수익률은 4~6%로 낮아졌다. 손실 가능성을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수익률도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들의 자산관리 전략도 바뀔 수 밖에 없다. 과거처럼 두자릿수 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의 기회는 줄 수 밖에 없으므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조언은 그래서 나온다. 리스크를 줄이면서 여러 국가에 투자하고 달러, 엔 등 해외 통화 자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으므로 거액자산가들은 수익률 1%라도 보장이 된다면 기꺼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은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이사는 “한국은 더 이상 중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명확하게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며 “저성장, 저금리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성장세가 멈추는 것처럼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저성장, 저금리를 당연한 걸로 인정하면 투자 관점도 달라진다”며 “고수익 편향에서 벗어나고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흐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강민수 기자, 안재용 기자, 변휘 기자, 전혜영 기자, 진경진 기자, 송정훈 기자, 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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