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KDI 경고의 현실화..미분양 급증으로 건설업체 '경영난' 우려

 KDI, 2015년 부동산 활성화 정책 영향 ‘주택 물량급증’

선분양제→후분양제로 주택공급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2019년~20년 미분양 가구 2~3만 가구 달할 것으로 예상

     “최근 주택건설 급증은 부동산 가계활성화 대책 이후, 은행의 가계대출 완화와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건설 증가세가 둔화되면 건설업체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6년 펴낸‘최근 주택건설 급증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에 담긴 내용이다. 2016년 당시, 주택건설 연평균 성장률이 18.8%에 달하는 등 과열 조짐이 보이자 이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26일 KDI가 발표한 보고서‘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보면 3년 만에 KDI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이날 KDI는 2015년 주택 인허가 물량 급증 영향으로 내년이면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지 못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 가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늘어난 주택 공급물량이 3년 만에 미분양으로 고스란히 돌아오면서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악화할 전망이다.

KDI에 따르면 2015~17년에 급증한 주택 인·허가 물량은 주택 수요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주택 공급물량은 주택수요보다 35만8000가구가 많았으며 2016년에는 32만2000가구, 2017년에는 6000가구를 초과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상황에서 이같은 주택공급 물량은 이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공급이 급증한 이유는 정부가 대규모 주택용지를 조성·공급한 데 따른 영향이었다. 저금리 기조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등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수출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기 둔화가 이어지자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해 부동산·건설경기 부양에 나섰다.

주택공급 급증은 건설사의 준공 후 미분양 증가를 초래했다. KDI에 따르면 분량물량이 10% 늘어나면 3년의 시차를 두고 준공 후 미분양물량은 3.8% 증가했다. 실제 5월 기준, 아파트 준공후 미분양불량은 1만8558가구로 2015년(1만518가구)에 비해 76.4%나 증가했다. 송 연구위원은 “실증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면 2019년과 2020년에는 준공 후 미분양이 2~3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늘면 판매촉진비용과 관리비용이 늘며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다. 역전세 우려도 커진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장기 평균에 비해 10% 늘면 전세가격은 0.6~1.21% 하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KDI는 서울·경기 지역의 경우 전세가격이 가장 높았던 시기가 각각 2018년 2월과 2017년 12월인 점을 고려할 때 전세계약 만기도래시점인 올해 12월부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 현상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송 연구위원은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대량 주택공급을 유도하는 선 분양에서 수요자 중심의 후 분양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 분양방식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이 민간 영역에서 활발히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건설사업자 간 물량 조정 실패를 줄이기 위해 주택 공급 관련 정보를 상호 공유하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경향신문]
케이콘텐츠


Posted by engi, conpaper Eng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