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혼인신고부터 했어요"


"혼인신고부터 했어요"…2030의 특별공급 공략법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빌라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35)씨는 내년 3월 결혼식을 앞둔 상황에서 이달 초 혼인신고를 앞당겨 했다. 서울에 분양하는 아파트의 특별공급 물량에 신청하려는 편법이었다. 예비 신랑이 대학원생이라 부부 합산 소득도 특별공급 조건에 맞는 데다, 일반분양으로는 청약 가점이 낮아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특별공급을 노려보겠다는 심사였다.

이르면 10월부터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데, 이를 내 집 마련의 기회로 노리는 청약 대기자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는 특별공급(특공)에서 답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롯데건설이 분양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롯데건설 제공

이 씨에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희소식이였다. 지역 시세보다 낮은 값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서울지역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분양가가 지금보다 20∼30% 내려간다"며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업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후분양을 검토했던 분양 예정 사업지들이 선분양으로 다시 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는 "향후 분양 예정인 서울·수도권 아파트 9억원 미만 특별공급 청약 당첨을 노리고 있다"며 "우선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분양 시 청약을 넣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중도금 마련이 걱정되긴 하지만 새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데다, 추후 차익을 생각해도 얻는게 더 많을 것으로 보여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특별공급에 넣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별공급 기회를 잡기 위해 노부모가 자녀들의 집에 돌아가며 세대원이 되는 방법을 모색한 사람들도 있다.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청약을 고민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 오기도 했다.

한 게시자의 경우 과거 40세 미혼 여동생이 65세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면서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청약에 신청해 당첨된 사례를 올리기도 했다. 청약에 당첨된 딸은 이후 결혼을 했고 어머니는 기혼인 장남 식구의 전세살이 집으로 옮겨 함께 거주 중이다. 어머니와 함께 산지 3년이 지난 아들 부부는 현재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특별공급 대상자와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가 유리해지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별공급은 정책적·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일반 청약자들과 경쟁을 하지 않고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 부양 등으로 지원 항목이 나뉜다. 워낙 지원조건 자체가 까다롭다 보니, 일반분양 대비 지원자가 많지는 않은데, 정부가 작년 특별공급 물량을 2배 늘려 예전보다 당첨 기회는 커졌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일반공급과의 청약경쟁 없이 별도로 분양받을 수 있다. 신청 조건은 △혼인 신고일 기준 7년 이내로 △무주택이고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에 가입한 가구며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1순위의 경우 외벌이 100% 이하, 맞벌이 120%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단, 전용 84㎡ 이하 민영주택에만 신청할 수 있으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된 곳에서 9억원이 넘는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청약 가점이 높거나 특별공급 자격을 갖춘 무주택자들은 낮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약 시장으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직방에 따르면 올해 안에 분양이 계획된 47만가구 중 이미 분양된 아파트는 17만 가구로, 앞으로 30만 가구 공급이 예정돼 있다.
허지윤 기자 조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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