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살 곳 없는데…"서울, 10년 후 아파트 공백기"


    “올해 기준 미국 전역의 주택 평균 가격은 약 3억2300만원(27만7700달러)였습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 우리나라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살펴보면 지난 7월 기준 3억6600만원으로 미국보다 약 300만원 더 비쌉니다.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5만9000달러, 우리나라는 3만 달러를 간신히 넘겼습니다. 1인당 국민 소득은 미국 절반인데 주택 가격이 똑같다면 우리나라 집값이 소득 대비 두 배쯤 고평가된 것일텐데요. 이것이 그렇게 이상한 현상일까요.”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부동산트렌드쇼사무국


최근 열린 ‘2019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서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미국보다 한국 집값이 비싸지만 서울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에 국민 절반 가량이 모여살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많다는 것. 박 위원은 “잠재 수요가 많아 향후 10~20년 동안 수도권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하반기가 집을 사기 적당한 시기이며 2~3년 지나면 실수요자가 아파트를 구입하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에 부족한 집, 지방은 대체할 수 없어

박 위원은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로 인구가 거론되곤 하는데, 수도권은 인구 감소가 주택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구 감소로 주택 수요가 줄고, 집값이 하락한다는 논리는 지방 소도시에 국한한 문제라는 것.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부영아파트. 4298가구로 2016년 분양 당시 4000가구 이상이 미분양됐다. /네이버지도


그 이유는 서울은 다른 어떤 도시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위원은 “서울에 집이 부족한데 경남에 집이 많다고 해서 경남에 집을 사지는 않는다”며 “서울 주택보급률은 97% 정도여서 집이 부족하다”고 했다.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낡은 집에서 새 집으로 이사하는 등 대체 수요까지 고려하면 서울 주택보급률은 110%는 돼야 적당하다는 것이다.


서울 주택보급률은 100%에 미치지 못한다. /국토교통부




문제는 이렇게 집이 부족한데 정부가 부동산 규제 강화 등 공급 감소 정책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도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박 위원은 “집을 한 채 보유하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라며 “실수요자라면 올해 안에 집을 사는 것이 좋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택 구입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했다. 청약 가점이 65점 이상이라면 신규 분양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꽉 막힌 재정비사업…10년 후 서울에 아파트 공백기 온다”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은 사업이 지지부진해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다. /조선DB


박 위원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향후 10년쯤 지나면 아파트 공급 공백기가 찾아올 우려가 높아졌다”고 했다. 일몰제 등으로 재정비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된 사업장이 늘어난 탓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 과정에서 정해진 기간 안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구역을 해제하는 일몰제를 적용한다. 현재 서울에서는 재건축 23곳, 재개발 15곳 등 총 38곳이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일몰제 적용 대상이 된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추이. /부동산114, 국토교통부, KB부동산




그는 “재건축 시장에서 초과이익환수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면 재개발 사업에서는 임대주택 의무비율 제도가 새로운 이익환수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올 4월 서울·수도권에서 재개발을 할 때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을 전체 신축 가구수의 10~15%에서 10~20%로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지자체가 10%씩 조절이 가능해 최대 30%까지 임대주택을 지어야 할 수도 있다. 박 위원은 “임대주택 비율 30%는 재개발 사업성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들이 분양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의 직격탄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둔촌주공은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건립 가구 수가 1만2천32가구에 일반분양 물량만 4천787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정비사업이다.(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edited by kcontents




“3기 신도시는 2기와 적이 아닌 형제가 될 것”

박 위원은 3기 신도시에 대해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30만 가구 중 그나마 규모있는 지역은 고양 창릉·남양주 왕숙·부천 대장·인천 계양·하남 교산 등 5곳으로 약 17만 3000가구 규모”라고 했다. 이 숫자는 동탄1·2신도시를 합한 가구 수(16만 여 가구)와 1만 가구 정도 차이난다. 그는 “수도권에 부족한 주택 수요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예정지. /조선DB


3기 신도시 5곳의 개발 개요. /KB부동산, 국토교통부


박 위원은 “3기 신도시 분양 시기가 몇 해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2기와 경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몇몇 서울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될 것”이라며 “2023년 이후 서울에서 사업성 좋은 대규모 재정비 단지가 거의 없는만큼 집이 부족한 서울 수요자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리영 기자 조선일보

케이콘텐츠

Posted by engi, conpaper eng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