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리스크에…"자체사업" 않는 건설사


     건설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된 중장기 목표는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정비사업 수주 등 단순 도급으로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건설사들은 몇 년 전부터 자체 시행·분양·개발·운영 등 디벨로퍼 역량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가 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자체개발 사업이 한 건도 없다.


건설사 고위 임원은 “위험 부담 때문도 있지만 각종 규제로 주택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 보니 안전하게 도급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건설사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것 못지 않게 정부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大건설사 자체개발 비중 5%

7개업체는 올해 단 1건도 없어

"예측못한 규제땐 사업 물거품"



자체개발 줄이는 건설사들

1일 서울경제가 국내 1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올해 주택사업물량 중 부지 매입·시공·분양 등을 총괄하는 자체개발사업 비중을 살펴본 결과, 대상 기업의 올해 물량 18만 285가구 중 자체사업은 9,608가구로 5.3%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올해 자체개발사업을 1건이라도 실시한 건설사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3개사 뿐이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 등 7개 회사는 자체개발사업 비중이 ‘제로(0)’였다.




각 건설사들은 부지 매입부터 시공, 분양 등 주택개발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을 늘리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리스크는 높지만 도급사업에 비해 자체개발사업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자체개발사업에서 손을 떼고 관망하는 분위기로 바꾸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2만 740가구를 시장에 공급했던 현대건설은 이 중 6,363가구(30.7%)를 자체개발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올해는 공급 계획한 1만 9,450가구 모두 단순 도급 또는 정비사업으로 채웠다. 건설사 상위 10곳 중 무려 7곳이 자체개발사업을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안전한 단순 도급·정비사업만

정부 시장 불확실성 해소 필요


시장 불확실성 키우는 정부 규제

건설사들이 자체개발사업을 꺼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택 시장 불황과 예측하기 어려운 정부 규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택지개발을 하려고 해도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규제를 뚫고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겨우 규제의 고비를 넘어도 사업 리스크가 크다 보니 사내 투자심의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체사업을 위해서는 부지 매입 등의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늘어나 사업이 지연되기라도 하면 막대한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정책도 문제다. 어렵게 자체사업을 진행해도 정부 규제로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어서다.


한 예로 대우건설은 경기 과천에서 공공택지 민간분양으로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를 분양하려 했지만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정부에 발목을 잡히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만 늘고 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건설시장 자체가 도급만 갖고 견딜 수 없는 시장 구조로 바뀌고 있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역량 강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 역시 건설사들이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정책 변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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