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하는 한국경제] 2분기 제조업 생산능력, 48년만에 최대 감소…6분기째 '마이너스'


자동차·조선업 공정 일부 폐쇄, 조업시간 단축 영향

      올 2분기 제조업 생산능력이 101.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해, 1971년 통계작성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생산능력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통계작성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업시간 단축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생산능력은 101.3으로 전년비 1.6% 감소해 2018년 8월부터 11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생산능력이 11개월째 줄어든 것은 통계작성 이래 최장이며 지난달의 경우 감소폭도 가장 컸다. 



제조업 생산능력은 제조업체의 설비·노동력을 감안한 최대 생산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가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생산능력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한 공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조선DB

우리나라의 분기별 제조업 생산능력이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1분기부터다. 1971년 통계 작성 이후 한 번도 나타나지 않던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이 지난해 1분기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올해 2분기에는 감소 폭이 사상 최대로 커졌다.

월별 기준 제조업 생산능력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8년 1월(-0.1%)이 처음이다. 외환위기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에도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보다 계속 증가해왔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자동차와 조선업 공장이 일부 폐쇄됐고, 조업시간 감소 영향도 있으며 해외 생산이 많아지다보니 국내 생산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 실적을 뜻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 지표도 좋지 않다. 2분기 가동률은 72.2%로, 2009년 1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였던 올해 1분기(71.8%)보다는 0.4%P(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평균 가동률은 집계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연간 73%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6월 가동률은 71.9%로 전달과 동일했다.

제조업 부진은 제품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나타내는 제조업 재고율에서도 나타난다. 6월 제조업 재고율은 115.3%로 전달(118.1%)보다는 2.8%P 낮아졌지만, 5월 수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석유정제 제품과 반도체 재고가 주로 감소한 영향으로 재고율이 전달보다는 개선되긴 했지만, 재고가 감소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자료 : 통계청

이번 통계는 6월 기준으로 이달부터 시행된 일본 수출규제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수출규제 여파가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제조업 관련 지표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 과장은 "제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수출규제가) 무역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잠재성장률이 많이 둔화됐고 경기도 침체되면서 제조업 생산능력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면서 "수출규제가 이어지고 투자여력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지표가 쉽게 반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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