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지원 '분당 리모델링 시범단지' 일부 연내 착공 불투명

분당 리모델링 시범단지 연내 착공 미지수


   경기 성남시 지원을 받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 일부가 애초 계획했던 연내 착공이 불투명해 보인다. 2차 안전성 검토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29일 성남시와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공공 지원사업 하에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1156가구),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563가구),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770가구)·4단지(1006가구) 등 4곳이 작년 11월과 올해 3월 신청한 사업계획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주택은 지은 지 15년이 지나면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 2014년부터 가구 수를 늘려 리모델링하는 수직 증축(가구 수의 15%, 최대 3개 층)이 가능해지면서 수도권에서는 규제 장벽이 높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드는 단지가 늘고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 추진도 재건축 못지않게 까다롭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 분당 정자동 아파트단지 전경. /조선일보 DB


사업계획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성남시 아파트의 경우 단지별로 조합설립인가→1차 안전진단→시공사 선정→1차 안전성 검토→건축심의→도시계획심의→사업계획승인신청 등 각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약 5~ 9년이 걸렸다. 


추진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7부 능선까지는 온 셈이다. 하지만 올해 안에 착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 주택과 관계자는 "단지별로 교육환경영향평가와 2차 안전성 검토 및 신공법에 대한 검증이 지연되고 있다"며 "목표였던 연내 착공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남시와 리모델링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리모델링 사업 추진 인프라가 미비한 점도 사업 지연을 유발하는 문제로 지적된다. 수직 증축 기술 공법과 건물 하중에 관한 안전성 검증을 거쳐야만 하는데, 이를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전문 공인기관은 국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 곳뿐이라 검증 기간이 1년이 넘게 걸려 계획보다 사업이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안전에 관한 통과 관문 자체도 까다로운 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또는 한국시설안전공단의 1·2차 안전 진단과 1·2차 안전성 검토 등 총 4개의 검증 관문을 모두 거쳐야 리모델링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려면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사업계획 승인이 떨어지면 이주와 철거, 2차 안전진단과 함께 착공 절차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수도권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단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검증 업무를 하는 공인 전문기관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공인 전문기관을 추가할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몇년 전부터 추진해온 리모델링 사업이 답보 상태처럼 비춰지면서 일각에선 성남시의 리모델링 지원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앞서 리모델링을 반대하고 재건축 사업 추진을 원했던 일부 주민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 사업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 보니 불만과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도 속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제기한 한 시민은 "성남시가 진척도 없고 사업성도 없는 리모델링 공사를 한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혈세를 축내는 성남시 행정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시의 리모델링 지원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최소 72% 이상의 주민 동의 절차를 거쳐 조합이 설립된 것"이라며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한편, 성남시는 2013년 전국에서 최초로 리모델링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는 사업을 발표해, 성남형 리모델링의 성공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다. 올해 4월 말 기준 적립된 기금은 490억6000만원이다. 현재 7개 단지가 이 사업에 참여했다.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562가구)의 경우 2014년 시공사를 선정한 이후 1차 안전성 검토 단계에 있고, 작년 매화마을 2단지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됐다. 느티마을 경남·선경 연립주택은 지난달 시범단지로 선정됐다.

허지윤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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