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 세포’를 아시나요?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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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 세포’를 아시나요?

2019.07.18

얼마 전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결과서를 살펴보는데, 늘상 보던 <기본 검사>, <혈액 관련 검사>, <간 기능 및 심혈관 관련 검사>, <위․대장내시경 조영촬영 검사> 등에 부가해 <NK 세포 활성도 검사> 항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번 검사 때는 없던 항목인 데다 재직 시절 강의시간에 다루었던 내용이라 관심이 가며, 자연살해세포라고 부르는 면역세포인 NK 세포가 이제 우리 일상에 건강 상식으로 다가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염에 대응하는 우리 몸의 일차 방어는 비특이적(非特異的) 반응이라고 부릅니다. 비특이적이란 말은 방어가 침입자의 종류와 관계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 실례로 죽은 세포들로 이루어진 피부의 가장 바깥층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이 통과할 수 없는 방어층으로 작용합니다. 피부의 분비샘에서 분비되는 산성 물질은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 생장을 억제시켜줍니다. 땀과 침 그리고 눈물은 박테리아의 세포벽 공격 효소인 리소자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비특이적 방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감염원이 몸으로 침입하면 면역계가 2차 방어를 담당합니다. 면역계는 몸속으로 침입해 들어온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또는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암세포에 대응하는데, 이런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면역세포에는 흉선(Thymus)에서 유래하는 림프구를 지칭하는 <T 세포>, 골수유래(Bone Marrow Derived) 세포인 <B 세포>, 그리고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라고 부르는 <NK 세포>가 있습니다. 

T 세포는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 공격하며, 면역 기억력을 지니고 있어 B 세포에 정보를 제공해 항체 생성을 도와줍니다. T 세포는 면역 활성물질로 공격 전략 지령을 내려주는 <헬퍼 T 세포>,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해 퇴치하는 <킬러 T 세포> 그리고 킬러 T 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해주는 <억제 T 세포>로 구분이 됩니다.

B 세포는 항체 생산의 전구세포인 림프구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이 몸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이들을 공격해 퇴치하는 항체를 만들어 면역 작용에 관여합니다. 

일상 상식으로 다가와 있는 NK 세포는 T 세포나 B 세포와 달리 체내의 경비원으로 몸 안의 이상 여부를 감시하며, 암세포나 바이러스 등을 발견하면 바로 공격해 퇴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건강겁진에서 NK 세포 활성도의 측정단위는 혈액 1ml 내에 들어 있는 NK 세포를 pg으로 나타내는 pg/ml입니다. pg는 무게 단위로 1pg은 10-12g을 나타내는 미량 단위입니다.

검사 결과에서 500단위 이상인 <정상구간>은 NK 세포 활성이 정상 수준으로 암과 같은 중증 질환에 대한 NK 세포의 면역 기능이 정상임을 보여줍니다. 이번 검사 결과가 >2000으로 매우 양호한 상태라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250 ~ 500단위는 <관심구간>으로 현재 면역 상태는 정상 범위이지만 3 ~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로 면역력을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100 ~ 250단위는 NK 세포의 활성이 정상보다 낮은 <경계구간>으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면역세포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된 경우일 수도 있기 때문에 검사에 영향을 미치는 방해요인을 제거하고 2 ~ 4주 후에 재검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0 ~ 100단위는 NK 세포의 활성이 매우 낮은 <이상구간>으로 NK 세포의 활성 저하에 따른 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며, 추후 검사에서도 지속적으로 낮을 경우 암과 같은 중증질환과의 관련성을 의심해 전문의와 정밀검사 여부를 상의해야 합니다.

NK 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면역력을 증진하기 위해 일상에서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습관과 금해야 할 습관이 있습니다. 실행 습관으로 유산소 운동은 산소의 사용량을 늘려 혈액순환과 소화에 도움을 주며 체온을 높여 면역력을 증진해줍니다. 스트레스를 줄일 경우 NK 세포의 활성이 증가됩니다. 그 실례로 웃음은 코티졸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스트레스를 해소해 NK 세포 수와 활성을 증가시켜 줍니다. 몸에 에너지를 축적하고, 손상된 세포들의 복구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필요합니다. 식습관도 중요한데,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생활은 면역력을 높여주며, 충분한 수분 섭취는 몸에 있는 독소 배출과 산소 공급에 도움을 줍니다. 

NK 세포의 활성 증진을 위해 금해야 할 사안으로는 우선 금연이 꼽히고 있습니다. 흡연은 폐나 기관지 질환의 유발원이 될 수 있으며,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이나 제한된 사회 활동으로 생겨나는 스트레스는 면역력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친지들과 대화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수면시간 부족은 에너지 축적과 세포 재생 등의 신체 기능을 약화시켜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크 푸드의 섭취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인스턴트식품에는 나트륨, 염분, 지방, 합성착색제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인체 생리의 균형을 깨뜨려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종합건강검진의 NK 세포 활성도 검사 결과를 살펴보며, 정상구간에서 높게 나타난 NK 세포의 활성도 유지를 위해 실천해야 할 습관과 금해야 할 습관에 대한 상식을 바탕으로 건강한 미래 삶의 실천을 다짐해 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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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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