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커피가 한 잔에 10만원?···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나온다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베스트오브파나마(Best of Panama, BOP) 커피 경매에서 엘리다 농장이 생산한 '게이샤 내츄럴'이 1파운드(453g) 1029달러(약 121만원)에 팔렸다. '게이샤(Geisha)'는 품종, '내츄럴(Natural)'은 커피 열매의 과육을 벗겨내지 않고 말리는 방식으로 최고로 친다.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베스트오브파나마(Best of Panama, BOP) 커피 경매에서 엘리다 농장이 생산한 '게이샤 내츄럴'이 1파운드(453g) 1029달러(약 121만원)에 팔렸다. '게이샤(Geisha)'는 품종, '내츄럴(Natural)'은 커피 열매의 과육을 벗겨내지 않고 말리는 방식으로 최고로 친다.   

엘리다 게이샤 내츄럴. [사진 레마프레소]

파운드당 1029달러라는 가격은 지난 2003년 BOP 경매가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다. 전 세계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붐이 거세다는 방증이다. 국제선물거래소 커피(아라비카 품종)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파운드당 1.1달러다. 또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이 수입한 커피(1만4461톤, 6028만달러)의 평균 가격은 1㎏당 4.1달러다. 엘리다 게이샤 내츄럴은 보통 커피보다 500~1000배가량 비싼 셈이다.   


 
한국 업체도 팀을 꾸려 경매에 참여했다. 임송림 레마프레소 대표는 "작은 커피 회사 6곳이 모여 입찰에 참여했지만, 경매가 너무 과열됐다고 판단해 중도에 포기했다. '프록시(자동으로 최고가에 입찰하는 방식)'를 걸어놓은 데가 우리 말고도 더 있었다"고 말했다.  

파나마스페셜티커피협회가 16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베스트오브파나마(BOP)' 경매 결과. [사진 BOP]
 
이날 엘리다 게이샤를 놓고 경합한 업체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의 사자커피, 대만의 블랙골드 등이다. 한국은 1006달러까지 입찰했지만, 가격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중도에 손을 들었다. 임 대표는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 그만큼 최고급 커피의 희소성이 높게 평가받으면서 가격이 폭등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 결승에서 전주연 바리스타가 심사위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하고 있다. [사진 모모스]

한국의 BOP 입찰 참여는 지난 4월 전주연(32) 바리스타의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우승이 계기가 됐다. 임 대표는 "WBC 챔피언을 배출한 나라로서 상징적으로 세계 최고의 커피를 가져오자고 몇몇 업체가 도모했다"고 말했다.  



전주연씨는 지난 4월 한국 최초로 WBC 우승을 일궜다. 대학 재학 중 부산의 작은 카페에서 '알바'로 시작해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가 된 전주연씨의 우승 스토리는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앞서 SCAP는 지난 5월 전 세계 20여 개국 스페셜티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BOP 심사를 마쳤다. 지난해에 이어 엘리다 게이샤가 95.25점(100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으며, 제이슨·산타마리아 농장이 2·3위에 선정됐다.  
 
지난해 일본의 사자커피는 BOP 1위에 오른 엘리다 게이샤를 파운드당 803달러(약 94만원)에 가져갔다. 일본에서 10개 미만의 카페를 운영하는 사자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분야에선 스타벅스·블루보틀을 앞선다.     
 
이 커피는 올해 미국에서 한 잔에 75달러(약8만8000원)에 팔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사자커피가 낙찰받은 커피 100파운드 중 일부는 미국·대만·중국으로 넘어갔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카페에서 팔린 커피 메뉴는 '엘리다 내츄럴 게이샤 803'으로 '803'은 가격을 뜻한다. 일본의 사자커피 카페에서도 한 잔에 약 7만원 정도에 팔린다. 올해 낙찰가를 고려하면 엘리다 게이샤 한 잔의 가격은 1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BOP 1000달러 돌파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김재완 산토리니 대표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트렌드와 한국 커피 시장의 질적 향상과 맞물려 스페셜티 커피가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전주연 바리스타가 WBC 우승을 차지한 점도 한국 소비자가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을 갖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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