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파주 운정~화성 동탄) 투자 검토

[단독] 국민연금, 파주~동탄 지나는 GTX-A 투자 검토


   대체투자 활성화를 선언한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파주·일산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사업의 A노선(파주 운정~화성 동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일정 연기, 과잉 요금, 수익성 등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연기금 맏형의 투자가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9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번주 중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GTX-A노선 투자 안건을 검토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민간 법무법인에 의뢰해 해당 투자건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았다.


GTX는 일반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평균 시속 100㎞)로 운행하는 교통 수단이다. A노선은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를 시작으로 서울역, 삼성동, 화성 동탄신도시 등 83.1㎞ 구간을 연결한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운정신도시에서 서울역까지 20분대에 갈 수 있다. 삼성역까지는 30분대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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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노선 사업자인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올해 3월 2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조달을 완료했다. 컨소시엄은 신한금융 계열사가 조달한 1조20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을 기관투자자에 재판매(셀다운)할 예정이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검토하는 부분도 이 재판매분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집행 비중은 2010년 이후 줄곧 기준비중을 밑돌았다. 2017년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기준비중은 13.0%였으나 실제 투자비중은 10.8%에 불과했다. 2.2%포인트에 해당하는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1년 내내 잠들어 있던 것이다. 작년에도 실제비중(12.0%)이 기준비중(14.4%)을 하회했다.


소극적인 투자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연금은 현재 대체투자 관련 의사결정 시스템을 손질하고 전문인력 보강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GTX-A노선 투자를 저울질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원활한 대체투자로 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금투업계에선 국민연금이 GTX 사업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말 GTX-A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면밀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2024~2025년 완공을 예상했는데, 김 장관은 이를 1년 이상 앞당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3기 신도시 조성을 추진 중인 정부 입장에서는 인근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을 줄이려면 노선의 조기 완공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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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불확실성이 큰 철도사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이 실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예컨대 GTX-A 착공식은 작년 말에 열렸으나 민간 사업자가 공사 착수보고서를 제출한 시점은 6개월 후인 지난달 30일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상이 필요하지 않은 국·공유지부터 삽을 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난구간·문화재 발견 등으로 공사기간이 기약없이 늘어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대심도 터널공법(지하 40m가 넘는 깊이에 철도를 건설하는 공법)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운영상의 애로사항도 존재한다. 민간투자 사업인 만큼 수익성을 따져야 하는데, 철도의 공공성 때문에 요금을 무작정 올릴 수 없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체결한 ‘GTX-A 건설 실시협약안’에 따르면 예상요금은 운정~서울역 3700원, 삼성~동탄 3900원이다. 개통 시점에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할 경우 요금이 40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쏟아진다.


유명한 에비슨영코리아 리서치부문장은 "GTX-A노선이 다른 B·C노선에 비해 비용편익 비율은 더 높은 편이지만 철도사업의 특성상 공공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향후 수익성을 제대로 낼 수 있을 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 세종=김수현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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