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무역전쟁]일, 반도체 3종 소재 한국 수출 제재 장기화되면...대만으로?


日 제재 장기화 되면... 삼성전자 수주 7나노 물량 TSMC로?


대만 TSMC, 파운드리 업계 1위 

삼성전자, 현재 ‘긴급 물량’ 수준만 재고 확보


   일본의 반도체 3종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제재가 장기화하면 삼성전자가 수주한 7나노(nm)칩 위탁생산 물량이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 3종 소재는 7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에 주로 쓰이는데 삼성전자가 ‘긴급 물량’ 수준만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15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 이후 다양한 거래선을 통해 포토레지스트(감광액·PR), 불화수소(불산·HF),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재고가 많지 않다"며 "어디까지나 당장의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당장의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물량 수준을 놓고 확인은 해주지 않고 있지만 수주한 7나노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경. /삼성전자 제공


파운드리 fab 또는 foundry

반도체산업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 받아 생산·공급하는, 공장을 가진 전문 생산 업체를 지칭한다. 반대 개념으로, 공장이 없이 파운드리에 위탁생산만을 하는 방식을 팹리스 생산이라고 한다.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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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 13일 DS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을 소집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 부회장은 러시아·중국·대만 등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방안과 국내 소재 산업 육성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당장 비상이 걸린 분야는 최근 힘을 싣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이다. 일본은 삼성전자 (46,400원▲ 100 0.22%)가 7나노 공정을 위해 도입한 극자외선(EUV) 장비에 쓰이는 소재를 집중적으로 제재하고 있다. 현재 7나노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두 회사만 7나노 공정에 돌입한 만큼, 고성능 반도체 칩셋 수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7나노 수주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글로벌 반도체 업체는 퀄컴·IBM·엔비디아 3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퀄컴과 7나노 기반 5세대(5G) 칩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IBM과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겼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의 7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그래픽칩(암페어)을 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비메모리 사업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파운드리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후 알려진 첫 대형 파운드리 수주 소식이었다. 업계에선 "TSMC를 제친 쾌거"라는 고무적인 평가가 나왔다.


대만 TSMC 본사 전경. /TSMC 제공


문제는 삼성전자가 퀄컴·IBM·엔비디아의 7나노 반도체를 전량 수주하진 못했다는 점에 있다. TSMC는 지난해 말 미디어 브리핑에서 "애플·하이실리콘·퀄컴·엔비디아·AMD·자일링스 등 대형 고객사로부터 2019년에 생산할 7나노 칩 주문을 100여건 이상 받은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퀄컴과 엔비디아가 TSMC·삼성전자에 동시에 발주를 준 것이다. 




최근 데보라 쇼쿠이스트(Debora Shoquist) 엔비디아 운영부문 부사장은 외신을 통해 "내년 출시하는 7나노 기반 GPU는 삼성전자와 TSMC에 공동 위탁한다"며 삼성전자의 7나노 전량 수주설(說)을 부정하기도 했다.


대형 고객사가 TSMC와 삼성전자로부터 7나노 반도체를 조달 받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 물량이 TSMC로 넘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주문 생산인 만큼 납품 기한에 맞춰 정해진 수량을 넘기는 신뢰도가 제조사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며 "일본과 통상 마찰이 계속돼 핵심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미 수주한 물량은 물론, 향후 도입될 6나노, 5나노 수주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윤민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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