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 정도였어?...[단독]韓기업, 이익창출능력 24개 신흥국 중 `꼴찌`


[추락하는 한국경제]
주요국 상장사와 비교해보니

2년새 12.2 → 8.1%로 추락
인건비·규제 탓에 위축경영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전 세계 24개 신흥국 중 꼴찌로 추락했다. 수익성 핵심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올해 한 자릿수인 8.1%로 급락한 것이다. 각종 규제에 묶인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도 투자를 늘리지 않는 데다 최저임금 등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이익이 줄어든 게 핵심 이유로 파악된다.


20일 매일경제가 유안타증권에 의뢰해 전 세계 주요국의 ROE를 분석한 결과 국내 상장사들의 ROE는 2017년(12.2%)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0.3%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8.1%까지 떨어졌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한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을 따지는 대표적 지표다.

이번 조사는 6월 현재 자기자본과 12개월 선행 예상 순이익을 근거로 분석됐다.

2017년 24개 신흥국(MSCI신흥국지수 기준) 중 16위였던 한국의 ROE는 2년 만에 8계단 내려가 꼴찌로 추락했다. 신흥국 가운데 ROE가 한 자릿수를 기록한 나라는 한국과 말레이시아(9.5%)뿐이다.



이 같은 ROE 추락은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둔화를 감안해도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신흥국 평균 ROE는 2017년 12.7%, 2018년 12.6%, 올해 6월 현재 12.1%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국 ROE도 2017년 11.5%에서 올해 11.6%로 거의 변동이 없다. 신흥국 중 12개국은 2017년 대비 올해 ROE가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미국, 일본을 포함한 23개 선진국도 2017년 평균 13.4%에서 올해 14.3%로 높아졌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 엔진에 유달리 힘이 빠진 것은 이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규제에 막힌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도 투자를 주저하기 때문이다. 이익이 줄고 현금(자기자본)이 늘어나다 보니 ROE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7년 205조5044억원에서 2018년 214조8546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등 여파로 인건비가 늘어나고 경기 불확실성까지 높아지고 있어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영 상황이 악화되는 기업이 속출하며 기업 간 양극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 결과를 공시하는 2만1213개 기업 중 작년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한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이 전체의 3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3곳의 경영 환경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된 것이다.
[박의명 기자 / 김연주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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