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춘천 레고랜드…이번엔 시공사 분쟁

개발 권한 넘겨받은 英 멀린사

현대건설로 시공사 변경 논란


    우여곡절 끝에 본궤도에 오른 강원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시공사 변경 문제로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강원도에서 개발 권한을 넘겨받은 영국 멀린사가 시공사 변경을 강행하면서 법정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레고랜드 개발 사업자인 멀린은 최근 시공사 재입찰을 통해 기존 시공사인 STX건설이 아닌 현대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STX건설은 레고랜드 사업 주체가 기존 강원도에서 멀린으로 넘어가기 전인 지난해 3월 시공사로 선정됐다.


춘천 레고랜드 조감도(사진=강원도 제공)/다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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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로 STX건설이 승계될 것이라는 관측이 빗나간 것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면 기존 STX건설과의 계약 파기에 따른 법정 분쟁으로 또다시 사업이 지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원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1년이 넘도록 복토 등 기반 공사를 진행해 온 STX건설은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STX건설 측은 "(현대건설과 계약이 체결될 경우) 단일 사업에 2개 계약이 존속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는 정리해야 한다"며 "결국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인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이 제기되면 기존 계약 당사자인 강원중도개발공사(강원도 출자 특수목적법인·옛 엘엘개발)는 STX건설에 수백억 원대 위약금 지급이 불가피하다. 위약금 규모는 레고랜드 공사 계약금 1500억원의 10%인 150억원과 이미 기반 공사에 투입된 비용을 더해 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악의 경우 STX건설이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 착공이 상당 기간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원도는 멀린에 STX건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을 건의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시공사 변경 문제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면서 사업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11년부터 추진된 레고랜드 사업은 각종 문제로 난항을 겪어왔다.


 

사업 용지에서 고인돌 등 청동기시대 유적이 다수 발굴되면서 문화재 보존 문제를 놓고 사업이 수년간 지체됐다. 투자 유치 등 재원 확보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2017년 시공사로 참여한 대림건설 컨소시엄이 발을 빼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멀린이 지난해 말 테마파크 사업비를 직접 투자하기로 하고 개발 권한을 넘겨받으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또다시 법정 분쟁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멀린 측과 여러 대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춘천 = 이상헌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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