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장도 무용지물…‘기술 교육’에 몰리는 고학력자들


취업난에 기술로 돌파구 모색
대한商議 인력개발원 신입생
10명중 6명 전문大이상 학력

고학력자 비율 ‘역대 최고치’
‘제2의 인생’ 찾아 입학하기도

“IT·4차산업혁명분야 큰 인기”

    대졸 이상 실업자가 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취업 관문이 갈수록 좁아지자 전문기술을 취득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3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시 여성 일자리 박람회’가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으려는 여성 구직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현장 중심의 기술훈련을 시행하는 곳 중 하나인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의 신입생 가운데 대학원을 포함한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가 10명 중 3.7명가량으로,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중퇴 이상까지 포함하면 6.4명가량이 고학력자다.
 
14일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에 따르면 부산, 인천, 광주 등 전국 8개 상의 인력개발원과 서울 기술교육센터의 올해 입학생 1938명 가운데 대학원을 포함한 대졸자는 725명으로 37.2%를 차지했다. 2014년 10.0%, 2017년 27.1%, 2018년 28.0%에 이어 처음으로 30%대 비율을 넘어 40%대에 육박했다. 


 
전문대 중퇴, 전문대 졸업, 대학중퇴자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1257명(64.8%)이 고학력자에 해당한다. 2014년에 37.3%였던 것을 고려해도 두드러진 변화에 속한다.
 
이런 현상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學齡)인구 감소로 고졸 입학자가 줄어든 영향도 일부 있지만,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력개발원은 2017년부터는 전문대 이상의 고학력 과정을 서울기술교육센터에 개설했고 전문과정도 개발했다.
 
교육과정은 5∼10개월까지로 기계·조선·기자재, 전기·전자·통신, 자동차정비, 건축, 가구설계제작, 홈 인테리어, 자동화 제어, 사물인터넷(IoT) 운용, 정보통신기술(ICT) 특화과정, 헤어미용까지 다양하다. 그동안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거나 직장에 다니다 전직(轉職)을 시도하려는 이들이 관심을 보인다. 지난해 수료한 2906명의 경우 77.8%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과거 100% 수준의 취업률보다는 하락한 것으로, 고학력 입학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전통산업 부진현상과 맞물려 취업경쟁률이 높아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 씨의 경우 4년제 대학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한 후 구직에 번번이 실패해 고심하다가 전문기술과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결심하고 부산인력개발원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했다.

 
그는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 기계설계산업기사 등 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조선 기자재전문기업 기술연구소 설계기술로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고모 씨는 전자제품 하드웨어 개발자로 7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부족한 개발 실력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서울기술교육센터 산업 IoT 전자부품개발자과정에 입학했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대한상의 인력개발원 관계자는 “대졸 실업률 등이 과거보다 악화하다 보니 기술교육에 눈을 돌리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추세인 4차 산업혁명,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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