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무산된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


용인 주민 반대로 설립 무산
이미 국내시장 80% 점유한
아마존·구글은 계속 확장중

    네이버가 지난 2년간 추진해온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인근 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외국계가 80% 이상 점령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는 네이버 측 사업 전략은 전자파 위험 등을 우려한 주민 반대와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 측 비협조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외국계 기업들은 이미 서울 도심과 수도권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잇따라 짓고 있는 상황인데 애꿎은 국내 기업만 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 (자료=네이버)/정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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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용인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용인시에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네이버는 공문에서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추진을 안타깝게도 중단하게 됐다"며 "지역과 함께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자 했으나 진행하지 못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2017년 9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일대 약 14만9633㎡ 용지에 `클라우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용인시에 제출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면서 추가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라 판단해 인력 확보, 접근성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 용인을 최적지로 낙점했다. 5400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기존 춘천 데이터센터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근 지역 일부 주민들이 전자파 등 위험성을 이유로 반대해 건립에 난항을 겪었다. 용인시도 주민과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2년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그러나 주민들이 주장하는 전자파 위험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미래전파공학연구소가 지난해 말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 `각`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수치가 일반 가정집보다 낮은 1mG(밀리가우스) 이하로 나타났다. 설계도에 따르면 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는 송전탑을 추가로 짓지 않고, 송전선도 아파트 단지와 학교를 지나지 않는 경로에 설치한다. 송전선을 땅에 묻어 피해를 줄이는 지중화 작업도 추진해왔다. 네이버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수차례 대화 자리를 마련했지만 반대 목소리가 그치지 않자 2017년 6월 용지를 매입한 지 2년 만에 건립 중단을 결정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미 1990년대 연구 결과 수만 건을 토대로 (전기에서 나오는) 극저주파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결국 근거 없는 전자파 유해론을 앞세운 전형적인 `님비(NIMBY) 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이 무산되면서 네이버는 클라우드 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오대석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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