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우후죽순 신재생에너지 사업] [단독] 公公기관 태양광발전 줄줄이 좌초..."서울대공원 '태양광 주차장' 무산"

"흉물스러운 패널이 경관 훼손" 

과천시, 신고서 두 차례 불허

농어촌公 수상태양광도 착공 '0'

사업본부 없애고 인력 대폭 감축


   공공기관들이 추진해온 태양광발전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고 있다. 


“흉물스럽고 위험하다”며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서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태양광발전 사업에 ‘불허’ 처분을 내리면서 관련 행정소송도 급증세다. 정부는 원전을 줄이는 대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의 7~8%에서 2030년 20%로 늘리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2017년 말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들의 잇따른 사업 좌초로 애초 현실성이 떨어지던 태양광발전 목표치를 더 낮춰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9일 서울시 산하 서울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발전소 건립안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작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짓기로 한 태양광발전소 용량은 10로, 수도권 최대 규모다.


서울대공원 태양광 사업이 기약 없이 표류하는 건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경기 과천시 주민들로 구성된 ‘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발전소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제10차 반대 집회를 연다. 김동진 비대위원장은 “흉물스러운 태양광 패널이 경관을 해치는 건 물론 에너지 저장장치(ESS) 화재 등 안전도 우려된다”며 “서울시가 사업을 공식 포기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공원 부지는 서울시 소유이지만 공사 인허가권은 과천시가 갖고 있다. 주민 반대가 거세자 과천시는 서울시의 ‘공작물 축조신고서’를 두 차례 반려했다. 공사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해온 수상태양광 사업도 마찬가지다. 농어촌공사는 작년 초 “2022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전국 저수지 899곳에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한 건도 착공하지 못했다. 당초 2948㎿ 규모였던 발전 목표도 400㎿로 조정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본부’를 올해 초 아예 없앤 데 이어 담당 인력을 80여 명에서 30여 명으로 감축했다. 공사 관계자는 “수질오염과 경관훼손 등을 이유로 상당수 주민이 반대하고 있다”며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고 했다.


농어촌공사는 수십억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당할 처지다. 농어촌공사와 공동으로 수상태양광 사업을 추진한 A사는 “오는 20일까지 사업을 재개한다는 회신이 없으면 총 130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3020 이행 계획’ 차질 빚을 듯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는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법원 판례를 분석한 결과 태양광발전 관련 행정소송은 2014년 7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2건으로 급증했다. 대부분 ‘지자체의 태양광발전 불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다.


태양광발전 사업자에 불리한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고등법원 창원 제1행정부는 B사가 경남 창녕군수를 상대로 제기한 수상태양광 발전소 불허 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이 회사는 달창저수지 6만㎡를 빌려 5900㎾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었다. 주민 반대가 심해지자 창녕군은 개발 행위를 금지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이 달창저수지를 통해 누리는 공익이 크고 환경적 가치가 높은 곳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건 ‘환경친화적 에너지원 확보’란 정부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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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행정부는 지난 4월 박모씨 등 12명이 전북 진안군수를 상대로 제기한 태양광발전 불허 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하면서 “국가가 태양광발전을 적극 보급하더라도 국민 기본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적시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공언한 재생에너지 계획은 애당초 현실성이 떨어졌다”며 “잇따른 사업 차질로 목표 달성이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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