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식어가는 소형 오피스텔과 원룸형 아파트..."이제 중소형 아파트로"

부동산 투자의 노선변경…"소형 오피스텔 빼 중소형 아파트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오피스텔과 원룸형 아파트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이라도 가격에 큰 이점이 없는 한 청약자를 찾기 어렵고, 신혼부부 같은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면적이 더 넓은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09년 내놓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입된 지 10년이 채 안 돼 인기 거품이 다 빠졌다. 당초 정부는 연 2~3%대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등 혜택을 줘가며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사업을 지원했다. 첫 4년간은 전국에 23만여가구가 사업 승인을 받았을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양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인천 송도 호반써밋 조감도 /호반건설 제공


서울의 경우, 분양 소식이 몇달 걸러 한두 건씩 들리는 수준이다. 올해 3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NS파인트리’와 동작구 사당동 ‘사당더원캐슬’이 청약을 받았고, 서초구 잠원동 ‘신사역 멀버리힐스’가 조만간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체 가구 수가 300가구를 넘지 않는 선에서 단지형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원룸형 주택으로 지을 수 있고, 오피스텔처럼 건물 한 동 전체를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만들 수도 있도록 법으로 규정했다. 그렇지만 해마다 사업 인허가를 받은 도시형 생활주택 물량의 80~90%가 전용면적 14~40㎡인 원룸형 주택으로 지어졌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원룸형 아파트로 통칭되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초소형 주택은 2~3인 가구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2017년 인구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평균가구원 수는 2.5명이다. 신혼부부 가구인 경우 평균 2.8명이 함께 산다. 주택법이 규정하는 1인당 최소 주거면적이 14㎡, 3인 가구 기준으로는 36㎡인 만큼, 원룸형 아파트나 소형 오피스텔은 신혼부부나 자녀를 1명 이상 둔 가정이 살기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1인당 주거면적은 해마다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6년 26.2㎡에서 2018년 31.7㎡까지 늘었다. 


실수요자인 2~3인 가구는 이같은 소형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을 구입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의 눈에는 3억~4억원 안팎인 분양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수원역 엘리시아 도시형 생활주택’은 126가구를 공급하는데 단 7명이 청약하는데 그쳤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형 오피스텔 역시 서울에서도 분양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분양한 ‘강서 SJ라벨라 오피스텔’의 경우, 336실 공급에 청약자는 20명에 그쳤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 ‘빌리브 인테라스 오피스텔’은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한 전용면적 16㎡짜리는 467실 분양에 135명 청약에 불과했다. 반면 각각 열 가구 안팎으로 분양한 전용면적 22~27㎡짜리는 청약경쟁률이 두 자리수에 달했다. 


올해 들어 공급된 오피스텔 중 분양에 성공한 사례는 면적이 큰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M2블록 호반 써밋 오피스텔’은 모든 가구가 전용면적이 74~84㎡다. 소형 아파트와 다름 없는 크기다. 공급물량은모두 851실로, 웬만한 소규모 아파트 단지에 해당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비싼 분양가와 공급 과잉 등으로 기대수익이 하락해, 부동산 투자자들이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소형 오피스텔을 찾는다는 말은 이제 철 지난 이야기가 됐다"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재건축 가능성도 있는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한빛 기자 조선비즈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