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폈는데 폐암 발병

"암 유발 유전자 이미 10대 때 생성"


    국내 연구진이 비흡연자에게 나타나는 폐암 발생 유전자의 돌연변이 생성과정을 밝혀냈다. 특히 이 유전자 돌연변이 생성과정은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어린 나이에 발생해 향후 폐암 조기 진단·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김영대 서울의대 흉부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폐암을 일으키는 융합유전자 돌연변이의 생성 원리를 규명하고, 국제학술지 ‘셀(CELL)’ 5월 30일자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흡연과 무관한 폐암에서 융합유전자에 의한 발암기전. 유년기에 정상 세포에서 복잡 구조변이 기전에 의하여 발암에 핵심적인 융합 유전자가 생성되며, 이후 수십년 동안의 잠복기 동안 부수적인 추가 돌연변이가 누적되어 폐암 세포로 진화함.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지금까지 흡연은 폐암 발생의 첫번째 원인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폐암의 한 종류인 폐 선암 환자의 10%는 담배를 핀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다. 이는 이 환자들이 폐에 암세포를 만드는 ‘유전자 돌연변이(ALK, RET, ROS1)’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이 폐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의 생성시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돌연변이의 생성시기를 알면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유전자를 확인하고 예방 차원에서 유방 조직을 절제한 것처럼 폐암 발병 위험을 미리 인지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사이사이 전체를 총 망라해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서열분석 기법’을 적용하고 138개의 폐 선암 사례에서 다양한 양상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이 중 흡연과 무관한 폐암의 직접적 원인인 융합유전자를 생성하는 유전체 구조 변이 발생 시점을 추정했다.


그 결과, 폐암이 진단되기 수십 년 전이나 10대 이전 유년기에도 이미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화에 따라 일정한 속도로 점돌연변이가 쌓이는 세포 유전체의 특성을 이용해 연대측정 방법을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흡연과 큰 관련 없이도 정상 세포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돌연변이가 생성돼도 당장 암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기간 다른 요인들의 영향과 함께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분석할 수 있다. 




주영석 KAIST 교수는 "암 유전체 전장서열 빅데이터를 통해 폐암을 발생시키는 첫 돌연변이의 양상을 밝혔다"며 "정상 폐 세포에서 흡연과 무관하게 이들 복잡 구조변이를 일으키는 분자 기전의 이해가 다음 연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 서울의대 교수는 "2012년 폐 선암의 ‘KIF5B-RET’ 융합유전자 최초 발견으로 시작된 본 공동 연구가 융합유전자의 생성과정부터 임상적 의미까지 집대성했다는 것이 이 연구의 중요한 성과"라고 했다.

김태환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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