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경희대병원 등

대학병원들 분원 설립 박차

"서울아산병원 두 개 생기는 셈"


   앞으로 5년 내 서울 등 수도권에 종합병원 병상만 5000여 개가 늘어난다.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들이 분원 설립 계획을 구체화하면서다. 인근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희의료원 등 새 병원 계획 구체화

경희의료원은 서울 회기동 경희대병원과 상일동 강동경희대병원에 이어 세 번째 분원 설립 계획을 세우고 부지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병원 관계자는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있는 수원을 포함해 몇몇 지역에 새 병원을 짓기 위해 조율 중”이라며 “대형 종합병원으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500병상 이상 크기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도 지난해 착공한 서울대 시흥캠퍼스 부지에 500병상 규모의 서울대 시흥병원을 짓는 계획을 확정했다.


배곧 서울대 시흥캠퍼스 부지. 15일 서울대학 본부와 서울대병원이 서울대 시흥병원 건립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시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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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신규 병원을 여는 곳은 이들뿐이 아니다. 차병원은 올해 10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지상 13층, 지하 8층, 350병상 규모 글로벌라이프센터를 열 계획이다. 이곳에서 근무할 직원만 3700여 명이다. 연세의료원도 내년 초 개원을 목표로 경기 용인 동백지구에 755병상 규모 병원을 짓고 있다. 을지대병원은 2021년 3월 경기 의정부에 1234병상 규모 병원 문을 연다. 690병상 규모 광명 중앙대병원도 2021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회사도 뛰어들었다. 부영그룹은 서울 금천구에 2023년까지 880병상 규모 병원을 열 계획이다. 올해 병원 문을 새롭게 연 곳도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서울 강서구에, 은평성모병원은 은평구에 각각 1014병상, 808병상 병원 문을 열었다.




유동인구 많아 지자체 유치 경쟁

이미 문을 연 곳까지 포함하면 올해부터 5년 안에 서울 등 수도권에만 7000여 개 병상이 늘어난다. 앞으로 계획된 종합병원 병상만 5000여 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아산병원(2705병상)이 두 개 정도 들어서는 셈이다. 6만7000개인 현재 병상 수의 7.4%가 넘는다. 대학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분원 설립에 나서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병원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신도시 등에 종합병원이 들어서면 지역 주민들의 거주 환경이 좋아진다. 병원 내 근무자의 임차 수요가 높은 데다 유동인구도 많다. 서울아산병원의 하루 유동인구는 5만 명에 이른다. 의사 간호사 등 직원만 9000여 명이다. 웬만한 지역 중소도시 규모다.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1779병상 규모인 서울대병원에 근무하는 직원은 7000여 명이다. 매일 평균 1만 명의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각각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찾는다. 지자체가 앞다퉈 병원 유치에 뛰어드는 이유다. 새 병원을 세우면 대학병원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브랜드를 보고 환자가 몰리는 국내 의료시스템에서 병상 규모는 매출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기존 부지에서는 더 이상 규모를 키우기 어려운 대형 병원들은 분원 설립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경희대의료원이 제3병원 설립을 통해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medica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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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인력 부족 문제도

부작용도 있다. 대형 종합병원이 늘면 그만큼 국민의 의료비 지출이 커진다. 환자들은 동네 의원에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가벼운 질환도 가까운 대학병원을 찾게 된다. 동네 의원-동네 병원-종합병원 순으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지켜지기 어렵다. 환자뿐 아니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면서 중소병원의 인력난도 심해진다. 이들의 인건비 부담이 올라가 경영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만 심해질 위험이 있다.




부동산 가치를 높이려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병원 유치 발표를 하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의료계 관계자는 “대규모 토지를 가진 사람들이 자식에게 증여하지 않고 병원에 땅을 무상으로 기부해 장례식장 식당 등의 사업권을 자식 명의로 받는 편법 탈세도 이뤄지고 있다”며 “경쟁적인 대형병원 설립으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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