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생각은 곱씹을수록 불어난다 Is worry different from rumination?


나쁜 생각은 곱씹을수록 불어난다



스트레스(stress)→곰씹기(rumination)우울증(depression)

‘곱씹기’(rumination)'와 걱정을 다른 것


    밤에 자려고 눈을 감으면 창피한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괴로워 하거나 한 번 발생한 나쁜 일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오래 동안 괴로워했던 경험을 한 두 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이와 같이 안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의 나빴던 기분과 그 때 자신의 행동과 생각, 과거의 문제들을 머리 속에서 반복재생하는 경향을 ‘곱씹기’(rumination)라고 한다.


정작 안 좋았던 일이 일어난 시간은 몇 분이 채 안 될 수도 있지만 머리 속에서 계속 반복재생 함으로써 당시의 더러웠던 기분을 일주일, 한 달, 수 년 까지도 연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나쁜 일이 생기면 그 동안에 받는 스트레스도 문제지만, 이후 곱씹기를 통해 나쁜 사건을 머리 속으로 계속 호출하는 것이 더 문제일 때가 많다. 곱씹는 한 한 번 일어난 일로도 반영구적인 스트레스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곱씹기는 우울증상과도 밀접한 연관을 보여서 곱씹는 경향이 클수록 우울증상이 심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지나간 일을 반복재생하는 경향인 '곱씹기'는 우울증 등 악영향을 낳는다.A Prayer for Worry/iBelieve


 

Is worry different from rumination? Yes, it is more predictive of psychopathology!


Abstract

Objective: Although worry and rumination are everyday phenomena as well as common symptoms across numerous psychopathological disorders, the theoretical and clinical delineations of both concepts need more clarification. This study explored the degree of overlap between worry and rumination on the levels of standardized questionnaires and a priori lay concepts.




Method: The subjective conceptualization of worry and of rumination of 221 undergraduate and graduate students was assessed with the semantic differential technique, together with the frequency and intensity with which they experienced worry and rumination (based on their lay concepts). Standardized self-report measures for worry, rumination, depression, and anxiety were also administered.


Results: Worry was viewed as more negative than rumination and was more predictive of anxiety as well as of depression than rumination, especially when the assessment was based on the subjective lay concepts. The different measures of worry and rumination were only moderately correlated with each other.


Conclusion: It is concluded that the lay concepts worry and rumination and the hypothetical constructs worry and rumination should not be confused in personality and clinical research.


Keywords: worry, rumination, anxiety, depression, semantic differential technique, assessment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778826/



*걱정(worry)과 곰씹기 (rumination)의 차이

걱정은 곰씹기보다 더 부정적인 것으로 보였으며, 특히 평가가 주관적인 개념에 기초했을 때, 곰씹기보다는 불안과 우울에 대해 더 예측적이었다여러 가지 걱정과 곱씹는 척도는 서로 적당히 상관관계가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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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바젤대 파라 커스터 교수에 따르면 자존감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러한 곱씹기를 많이 하는 경향을 보인다. 663명의 사람들을 8개월 동안 추적해서 관찰한 결과 스스로를 의심하고 저평가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평소 곱씹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또한 곱씹기를 많이 할수록 이후 우울 증상이 점진적으로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을수록 곱씹기를 많이 하며 그 악영향 또한 크다는 것이다. 왜 이들은 곱씹기에 취약한 걸까?


연구자들에 의하면, 우선 싫어하는 사람을 자꾸 마주하게 되면 짜증이 나는 것처럼, 자신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빠진다. 또한 발표를 한 번 망쳤다던가 하는 작은 일도 계속해서 떠올리고 생각하다보면 ‘나는 정말 한심해. 나는 쓸모 없는 사람이야’ 같은 큰 좌절로 번지기 쉽다. 작은 고민이 존재론적인 고민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한 번 곱씹기를 시작하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부작용을 낳는다. ‘하얀 곰’에 대해 절대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자꾸 더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생각은 억누를수록 깊게 침투하는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싫을수록 더 많이 곱씹게 되고 더 많은 좌절을 떠앉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부족함과 고민을 부끄럽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이야기 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고민이란 대체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이야기하면 쉽게 해소되지만 그러지 않을 때는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큰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나면 의외로 큰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반면 혼자서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거릴수록 문제는 더 커 보이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Mediation Graph Help Centre - School of Psychology ...

Let's see whether we can understand this conceptually before we tackle the statistical part. Let's begin with the basic relationship: IV to DV./Mod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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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은 하지 않게 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계속 곱씹다보면 사소한 문제를 ‘큰 문제’로 인식하게 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남들보다 쉽게 ‘난 어차피 안 될 거야’ 같은 파국적인 결론에 도달하고 곱씹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겪지 않았을 좌절감을 자주 체험하는 편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으로 하여금 의미 없는 반복적인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우울 증상 또한 악화시킨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많은 괴로움들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를 괴롭히기 때문에 발생하곤 한다. 곱씹기가 대표적인 예다. 딱히 겪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불행을 스스로 늘여가는 것이니 말이다. 곱씹기는 내가 나를 고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저런 걱정들 모두 내 머리 속에서 내가 나한테 떠드는 것일뿐 실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자아야 좀 조용히 해’라고 속으로 말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사는 건 이미 충분히 힘든데 겪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불행까지 만들면서 살지는 않길 바래본다.


Kuster, F., Orth, U., & Meier, L. L. (2012). Rumination mediates the prospective effect of low self-esteem on depression: A five-wave longitudinal study.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8, 747-759.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게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과 겸손, 마음 챙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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