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재해석 재건축 '스위스대사관' VIDEO: Relocation of the Embassy of Switzerland /[단독] 주한 스위스 대사관, 북 서울 핵공격 대비 핵방공호 설치

한옥의 재해석 재건축 '스위스대사관'


공간협소·건물노후로 재건축

5년만에 종로구 송월동 복귀 


스위스 버크하르트파트너 건축사무소 설계


   카스텔무르 스위스대사 "한국 전통과 이국적 느낌 공존하는 도시공간 상징" 


정갈하면서도 웅숭깊은 한옥에 유럽풍 세련미를 입혔다고 할까. 기와를 얹은 듯 푸른 빛이 도는 회색 지붕에 목재로 된 보와 기둥,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여 처마가 드리워진 너른 마당, 키 낮은 소나무가 자리한 소담스러운 정원…. 5년 만에 종로구 송월동 고갯길로 돌아와 다시 문을 연 주한스위스대사관은 언뜻 조선 선비들이 강론하던 서원(書院)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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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ocation of the Embassy of Switzerland 

The Embassy of Switzerland has relocated back to its original site and new building!  


Embassy of Switzerland in Seoul © Erae Architects

As the official representation of Switzerland, the Embassy covers all matters concerning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the two countries. It represents Swiss interests in the areas of political, economic and financial affairs, legal arrangements, science, education and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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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3층 연면적 2천872㎡의 건물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완만한 나선 형태로 높아지며 통으로 이어져 있다. 커다란 창이 일정하게 박힌 견고한 회색 콘크리트 외벽에선 중세 유럽의 수도원 같은 위엄도 느껴졌다. 


건물을 설계한 스위스 버크하르트파트너 건축사무소의 니콜라 보셰 선임건축가는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자는 데서 출발했다"며 "한옥의 형태감과 공간구성에서 영감을 얻었고 디자인의 큰 틀이 됐다"고 말했다.

16일 주한스위스대사관이 주최한 신축 청사 개관 행사에서 그는 대사관 건물의 디자인과 설계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17일 열린 개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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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각각의 기능적 공간이 있지만 그것들이 앞마당을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대사관도 공간배치를 한옥처럼 했죠. 다목적공간, 사무동, 휴게공간, 대사관저 등 크게 4개 공간이 하나의 지붕으로 둘러싸이고 앞마당을 중심으로 펼쳐지죠." 




내부구조 주재료를 목재로 하면서 외부는 노출 콘크리트로 감싸는 등 한옥의 형태미와 기능성을 살리면서 현대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했다. 


자연 채광을 많이 사용하고 큰 창을 통해 주변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등 공간을 개방적으로 구성했으며, 태양열과 지열을 활용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적 구조로 지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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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설계에 참여한 이래건축 이인호 대표는 "오래 기억될 한국의 건축 유산으로 남을 건물"이라고 말했다. 


1974년 이 자리에 둥지를 튼 스위스대사관은 공간 부족과 건물의 노후화로 한때 영구 이전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다 건물을 새로 짓기로 하고 설계 공모전을 거쳐 지금의 디자인을 선택해 작년 10월 완공했다. 


그 사이 대사관 주변 환경도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낡은 저층 건물들만 가득했던 곳이 돈의문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했다.


보셰 선임건축가는 "대사관이 주변 초고층 건물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공원 등 지형지물이 녹아들 수 있게 하려고 고민했다"고 했다. 


리누스 폰 카스텔무르 주한 스위스대사는 "한국의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으로 한국과 스위스 양국의 교류는 꾸준히 증가했고 그 결과 서울 소재 스위스대사관은 더 큰 공간이 필요하게 됐다"며 "이번에 새로 지은 스위스대사관은 국제사회에서 점점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에 바치는 뜻깊은 헌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축 대사관은 오늘날 도심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국의 전통 가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로 나선형 구조와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통해 개방, 한국의 전통과 이국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도시 공간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17일 개관식을 비롯해 클래식·무용 공연, 대사관 투어 등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나흘간 진행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단독] 주한 스위스 대사관, 북 서울 핵공격 대비 핵방공호 설치


한옥 모티브로 17일 개관식 


   주한 스위스 대사관(사진)이 건물을 신축하면서 북한의 서울 핵공격에 대비해 내부에 핵방공호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 따르면 15일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국어와 영어로, 신축된 대사관 건물 가이드 투어를 진행했다. 신축건물은 지난 2017년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전통 한옥을 재해석해 지난해 10월 준공됐으며 17일 공식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가이드 투어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사관 건물 지하엔 해먹 형태의 4단 침대와 창고 등이 갖춰진 핵 방공호가 완비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부 이모(여·48) 씨는 “대사관 관계자가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 서울의 대사관에도 핵 방공호를 지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인터넷 카페에도 ‘스위스 대사관에서 방공호를 봤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주민은 “오늘(15일) 오후 2시에 스위스 대사관 가이드 투어에 다녀왔다”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핵전쟁을 대비한 방공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핵 전쟁에 대한 대비는 철저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1963년부터 민방위법에 따라 새 건물을 지을 때 핵 방공호 건축을 의무화해 주민 거주지와 병원 등 공공시설에 약 30만 개의 방공호가 구축돼 있으며, 5000여 개의 공용 방공호도 따로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스위스는 영세중립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면서 모든 국민이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 시설을 구축해 유지하고 있다”며 “안보에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한데,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마주한 우리의 준비 태세는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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