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호텔·리조트 사업 성적, 왜 '극과 극'일까

건설사 호텔·리조트 사업 성적, 왜 '극과 극'일까


    호텔·골프장 운영 같은 여가 관련 사업을 하는 건설회사가 늘면서 이런 사업들이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과를 보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 따라 엇갈렸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숙박·임대업을 새로 추진한 경우에는 사업이 잘 되고 있지만, 공사를 맡은 사업장에 문제가 생겨 떠안은 경우에는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자회사인 호텔HDC를 통해 파크하얏트서울호텔과 파크하얏트부산을 운영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기업을 분할한 이후 5~12월 호텔 등 기타사업부문에서 올린 매출은 약 1463억원이다. 전체 매출액의 약 5%에 해당하는 액수다. 


대림산업도 호텔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호텔 브랜드 ‘글래드’를 선보인 후 자회사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를 통해 서울과 제주 등에 호텔 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에선 고급 리조트형 호텔인 메종글래드제주를, 서울에서는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운 여의도, 마포, 강남 등 지역에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글래드호텔 마포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의 관광·레저·부동산임대 사업부문 지난해 매출액은 약 1444억원이다. 비상장사여서 공개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순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지만, 입지 등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이를 활용할 신사업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호텔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중견 건설회사들도 레저 분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은 골프장 같은 여가시설과 쇼핑몰 운영에 관심을 보이는 편이다. 호반그룹은 놀이시설과 리조트를 연달아 인수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7년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지난해 덕평컨트리클럽과 리솜리조트를 사들인데 이어 올해 초에는 서서울컨트리클럽(CC)을 사들였다. 성남 판교신도시와 수원 광교신도시에는 식음료점과 다양한 가게가 입점한 상가거리 형태인 스트리트몰 ‘아브뉴프랑’을 운영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2017년 세종시에 자체 브랜드 상가인 ‘카림애비뉴 세종’을 열었다. 


반면 발주처가 자금난에 빠진 탓에 공사비 대신 시공을 맡은 사업장을 자의반타의반으로 떠안으면서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일부 건설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자회사인 대우송도호텔을 통해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을 운영 중인데, 해마다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산하에 있을 때 시공을 맡았지만, 대우건설이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떠안게 됐다. 호텔사업부의 2018년 매출액은 약 293억원이었는데, 58억6200만원 순손실을 냈다. 대우건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텔사업을 키우기보다 매각하는 쪽에 무게를 둔 상태다. 


인천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Boo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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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은 대구에서 호텔 라온제나를 운영한다. 애초 포스코엔지니어링이 공사대금 498억원 대신 발주처인 세인트웨스턴호텔의 지분을 100% 인수했고, 이후 포스코건설이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면서 호텔사업부도 딸려왔다. 호텔라온제나의 2018년 기준 매출은 약 119억원이지만, 인수대금 등이 남아 있어 약 41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로 남아 있다. 


유진그룹도 공사비 소유권을 받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푸른솔CC 장성과 포천을 찾는 이용자 수가 각각 14만명대와 11만명대로 꾸준한 편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유한빛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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