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후분양 추진 이유


강남권 재건축, 후분양 추진 이유


"제값 못받을바엔 나중에 분양"

반포우성 등 후분양 여부 촉각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과천 등 입지 좋은 수도권 재건축 단지에서 `후분양`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힘이 붙고 있다.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사실상의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하고 있어 일반분양 가격을 제대로 책정받기 어려운 데다가, 온갖 재건축 규제가 덧붙여지자 차라리 분양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건축정비조합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조합 일부에서 후분양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징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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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주공1단지` 조합의 경우 1월 27일 정기총회를 열고 후분양 방식을 채택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조합은 당초 선분양에 나섰으나 HUG가 대우건설이 제시한 3.3㎡당 3313만원의 분양가를 받아들이지 않아 사업이 지연됐다. 서초구 반포 일대 분양 최대어로 꼽히는 `신반포 3차 통합재건축(신반포 3차·반포경남·경남상가·신반포 23차·우정에쉐르) 조합`은 `래미안 원베일리`로 새롭게 재건축하면서 일반분양 509가구를 후분양 방식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우성` 재건축 조합도 4월 조합 총회를 열어 선분양·후분양 여부를 결정한다. 조합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선분양을 하게 되면 HUG에서 3.3㎡당 4700만원 수준의 분양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주변 시세를 보면 3.3㎡당 분양가 6000만원 이상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 후분양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13구역,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3주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 조합들도 후분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후분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데는 HUG의 강력한 분양가 규제 탓이 크다. 최대한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정부 방침에 맞춰 HUG가 조합이나 시행사가 높은 분양가를 신청하면 보증을 내주지 않고 퇴짜를 놓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새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뛰면서 분양가와 시세 사이의 갭이 커지며 사실상 일반분양 수입으로 재건축 비용을 충당하는 조합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HUG 보증을 받을 필요가 없는 후분양을 선택해 최대한 분양가를 높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시공을 맡은 건설사 입장에선 금융 비용이나 미분양 리스크가 우려되는 후분양을 반기기 어렵다. 그러나 강남권이나 과천 등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잠재 수요가 탄탄하고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예외적인 곳으로 꼽힌다. 

[전범주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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