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태양광 발전효율 40% 가까이 떨어뜨렸다/미세먼지로 불안한 '재생에너지 3020'


미세먼지, 태양광 발전효율 40% 가까이 떨어뜨렸다


'재생에너지 3020' 발목 잡을라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먼지 심한 날 평균 37% 떨어져


     최근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가 태양광 발전효율을 40% 가까이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늘리겠다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 미세먼지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본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날과 낮은 날의 태양광 전력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평균 3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지속된 최악의 미세먼지가 태양광발전 효율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태양광 패널에 닿는 직사광선량도 줄어 발전효율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발전효율 비교는 눈·비가 오지 않고 맑거나 구름이 조금 낀 기후 조건을 전제로 했다. 전력거래량은 전력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수요량, 공급량, 발전량 등을 포함한 수치다. 미세먼지가 태양광발전 전반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지난해 12월 24일 미세먼지 농도(이하 서울 기준)는 ㎥당 25마이크로그램(㎍),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9588메가와트시(MWh)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12월 중 미세먼지 농도가 105㎍으로 가장 높게 기록된 12월 21일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4723MWh로 50% 이상 감소했다. 


미세먼지는 1·2월 태양광 발전효율에도 악영향을 초래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37㎍)'인 1월 27일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1만1475MWh,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199㎍)'인 1월 14일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7150MWh로 집계됐다. 미세먼지가 많던 날의 전력거래량 감소율은 37%였다. 


2월 6일(미세먼지 농도 109㎍, 태양광 전력거래량 8103MWh)과 2월 8일(33㎍, 1만804MWh) 태양광 전력거래량도 25% 격차를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5일 연속 100㎍을 상회하며 '나쁨' 등급이던 1월 11~15일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대부분 1월 평균(8118MWh)을 밑돌았다. 


한 에너지 공공기관 고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을 기록한 3월 초 태양광 발전효율은 평소 대비 30% 이상 줄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세먼지가 태양광 효율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문제 제기는 국회에서도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삼화 의원(바른미래당)이 한국전력공사의 5개 발전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태양광 발전량은 큰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 시행된 1~6일 전국 7곳 발전소의 태양광 발전량과 직전 6일 동안의 발전량을 비교한 결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비해 평균 약 19% 줄었다. 발전소별로는 △전남 영암 F1 발전소 25.4% △신인천전망대 발전소 20.8% △당진후문주차장 태양광 17.6%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미세먼지로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로 하여 태양광 발전 보급량을 2017년 5.7기가와트(GW)에서 2030년까지 63.8GW로 늘릴 계획이다. 탈원전 정책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는 포석이지만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미세먼지와 태양광 발전효율 간 개연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효율과 미세먼지 영향은 기후 변화의 미세한 차이까지 고려돼야 한다”면서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함께 고려하기 위해서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객관적인 데이터도 함께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농도와 태양광 전력거래량 비교] 

※ 2018년 12월~2019년 2월 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날과 낮은 날 태양광 전력거래량 비교(자료=전력거래소·에어코리아)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전자신문




미세먼지로 불안한 '재생에너지 3020'


[사설]

    미세먼지가 태양광 발전효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전자신문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미세먼지 농도와 태양광 전력거래량을 비교한 결과 평균 37%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태양광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실제 검증 데이터가 제시되기는 처음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기준 미세먼지 농도가 ㎥당 25마이크로그램(㎍)일 때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9588메가와트시(MWh)를 기록했다. 반면에 지난해 12월 중 미세먼지 농도가 105㎍으로 가장 높던 21일의 태양광 전력거래량은 4723MWh로 50% 이상 감소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수록 발전 효율이 떨어진 것이다.


국회 조사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이 5개 발전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 시행된 이달 1~6일 전국 7곳 발전소 태양광 발전량과 직전 6일 동안을 비교한 결과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평균 약 19% 줄었다. 수치가 다소 차이 나지만 발전효율이 최대 40% 가까이 떨어진다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정책'을 수립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태양에너지다. 태양광 발전 보급량을 2017년 5.7기가와트(GW)에서 2030년까지 63.8GW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세먼지는 재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사회 문제화됐다. 일주일에 사나흘은 하늘이 뿌옇게 변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때만 해도 미세먼지는 큰 변수가 아니었을 것이다. 변수에서 상수로 미세먼지가 태양광 효율에 영향을 미친다면 보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조량이 많지도 않다. 미세먼지를 소홀하게 취급해서 자칫 전체 재생에너지 정책이 겉돌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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