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 연일 연고점 갱신..."1,130원 안착"


달러 환율 연일 연고점 갱신..."1,130원 안착"


연일 연고점 수준…"조만간 1140원 돌파" 전망도 

수출기업 경쟁력 높아지지만 물가·증시엔 부정적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넘어서면서 1130원대로 자리를 잡았다. 가파른 상승 속도를 고려하면 114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미 경기지표까지 부진하자 글로벌 위험회피심리가 발동했고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약세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당장 수출업체는 가격경쟁력,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 '가뭄에 단비'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물가와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오른쪽은 원달러 장중 흐름(한국은행, 체크)/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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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3.7원에 마감했다.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8일(종가 1136.2원) 대비 2.5원 하락한 수준이지만 환율 레벨은 1130원대로 확실하게 올라선 모습이다. 


지난 1월31일 장중 1108.6원으로 1110원대를 하회했던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136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달러 강세를 이끌면서 1차적으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ECB는 지난 7일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대폭 내렸다. 이달 기준금리도 동결하면서 연내 동결을 시사했다. 유럽의 경기둔화를 공식화했다는 평가다. 


나홀로 호황을 지켜왔던 미국의 분위기도 심상찮다. 2월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비농업 고용이 2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예상치(16만명)의 8분의 1수준이다. 당장은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인 달러 인덱스는 전거래일대비 0.33% 하락한 97.367으로 하락했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기둔화 흐름에 미국까지 합류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위험회피심리를 자극할 수 있고 그렇다면 달러 가치가 경기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 오히려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강세가 이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율은 지난해 11월13일 장중 1140.4원을 찍은 후 1140원대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1130원대부터 달러 매도에 나선 수출업체들을 제외하면 딱히 상승세를 제한할 요소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번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향방을 가르는 투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변수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1130원대라는 강력한 저지선이 뚫렸고 대외여건상 1140원대로 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환율 흐름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부진한 수출 경기를 고려하면 수출업체들에겐 단비가 될 수 있다.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면 해외 거래처를 통해 받은 달러화로 환차익을 볼 수 있어서다. 또 타 국가 대비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물가와 증시에는 적신호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할 때 국내 소비자물가는 0.07%포인트 정도 오른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물가가 환율에 민감하게 움직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안전자산 선호 흐름에서 원화 약세기조가 나타난다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매도세를 보일 수 있어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에 관련된 다른 여건들이 워낙 악화된 상황이어서 원화 약세가 일부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국내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원화가 당분간 약세에서 강세로 가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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