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치솟는 강북…청량리서도 3.3㎡당 3000만원 곧 나온다 /8개 道 아파트값 역대 최장 내림세

분양가 치솟는 강북…청량리서도 3.3㎡당 3000만원 곧 나온다 


강북아파트 급등 속 용두·전농동 3개단지 분양 

일부선 "정부 청약과열 부담에 고분양가 묵인"


   정부의 분양가 통제에도 서울 강북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그간 서울 내에서도 소외 지역으로 분류되던 서울 동북권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서도 3.3㎡당 3000만원에 육박하는 분양 물량이 곧 등장할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청약시장의 높은 경쟁률 역시 투기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판단한 정부가 의도적으로 보증심사 심의 강도를 완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서울 청량리역 인근 용두동 및 전농동에서 총 3359가구 규모의 3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가장 시선이 쏠린 단지는 전농동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하는 '롯데캐슬 SKY-L65(롯데건설ㆍ1953가구)'다. 




이어 용두동의 청량리동부청과시장을 재개발하는 '한양수자인 192(한양ㆍ1152가구)', 용두동 청량리3구역을 재개발하는 '해링턴플레이스(효성중공업, 진흥기업ㆍ254가구)'도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1호선과 경의중앙선, 분당선 연장선이 겹치는 청량리 역세권은 지난해 12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사업이 확정된 데 이어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B노선도 2025년 이후 청량리에 정차할 예정이어서 서울 교통의 요지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롯데캐슬 SKY-L65 조감도/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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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관심사는 분양가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분양가 상승세를 감안해 롯데캐슬 SKY-L65의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롯데건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3.3㎡당 2600만원의 분양가를 제안했다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올해 초 분양한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용두5구역 재개발) 평균 분양가가 3.3㎡당 2600만원이었고, 현재 재건축이 논의 중인 청량리역 바로 앞 미주아파트(1089가구)의 시세도 3.3㎡당 2700만~3000만원에 달한다. 이 단지 전용 137㎡(7층)는 지난 1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같은 평형대에서 역대 최고 금액을 찍었다.




앞서 11.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한 홍제역 효성해링턴플레이스(홍제3구역 재개발ㆍ419가구) 역시 분양가가 3.3㎡당 2584만원에 달했다. 이는 당초 지난해 상반기부터 부동산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1900만~2000만원 대비 크게 오른 것이다. 이 단지 조합 관계자는 "재개발 부지 내 교회의 보상 문제로 절차가 지연된 데 따른 영향이 가장 컸는데, 처음 예상가보다 많이 올라 HUG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HUG가 청약시장 경쟁률이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고분양가를 묵인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분양가 관리 지역에서 HUG는 '사업장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의 110% 이하'로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017년 대비 2018년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뛴 영향도 있겠지만, 작년보다 HUG의 분양 심사 문턱이 많이 낮아진 느낌"이라면서 "당장 분양 과정에서 분양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갈등을 빚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부동산 가격 재상승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우려가 깔린 듯하다"면서 "분양 가격을 높여 집단대출 허들을 만들면 어느 정도 시장이 냉각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의 생각을 읽어내기엔 분양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한데, 시장가에 근접한 분양가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올해 청약시장에선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아시아경제] 




8개 道 아파트값 역대 최장 내림세  


거제 창원 군산 등 제조업 불황 여파

건설사 분양포기-소비침체 이어져


    지역 제조업 위기가 부동산 시장을 덮치면서 지방의 아파트 값이 37개월 연속 하락했다. 역대 최장 기간의 내림세다. 집값 하락과 미분양이 건설 경기 침체를 불러오고 이것이 다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기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8개도(경남·북 충남·북 전남·북 강원 제주)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6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1개월째 줄곧 내렸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길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석 달 연속(2008년 12월∼2009년 2월) 내린 것과 비교해 보면 침체의 늪이 더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3년간 지방 8개도의 아파트 값은 8.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값이 15.81%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경남 거제시(―34.30%)와 창원시(―19.52%), 전북 군산시(―11.66%) 등 제조업 불황의 그늘이 깊은 지역의 집값 하락 폭이 특히 컸다.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고 고용이 부진한 지역일수록 소득이 줄고 주택 수요도 감소해 집값이 추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조선소와 한국GM 공장이 잇달아 문을 닫은 군산시에서는 ‘불 꺼진 헌 집’이 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군산시 산북동의 공공임대아파트 ‘하나리움시티 1차’는 1071채 중 절반가량이 비어 있다. 중개업자 권모 씨는 “군산공업단지와 가까워 2014년 입주 당시엔 1000만 원의 웃돈까지 붙었지만 지금은 분양 전환을 포기하고 나가 버린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지방 건설사의 자금난이 심해짐에 따라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는 ‘분양보증 사고’도 나기 시작했다. 


집값 하락과 경기 침체로 지역민들의 소비는 활력을 잃고 있다. 창원시의 택시기사 김모 씨(67)는 “창원에서 30년 넘게 살았지만 요즘 같은 불황은 처음”이라며 “낮에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2, 3번밖에 손님을 태우지 못하는 날이 있을 정도다. 회사들이 문을 닫고 집값까지 내리니까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고 하소연했다. 

창원=주애진 jaj@donga.com / 군산=조윤경 / 세종=송충현 기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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