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내년도 답없다"


"올해도 내년도 답없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갉아먹은 '건설업'

단기대책없이 미래만 기대하긴 어려워


       지난해 건설투자는 전년대비 –4.0%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3.3%)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기성(경상)이 한 해 전보다 1.3% 빠졌고 같은 기간 건설수주(경상)는 4.5% 하락했다. 건설수주의 경우 전년도(-3.1%)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역성장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8년 한해 경제성장률에서 건설업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2012년(-0.1%포인트) 이후 7년 만에 역성장했고 –0.3%포인트를 기록했던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7%였던 점을 감안하면 건설업 성장기여도가 전년도(0.4%포인트)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면 경제성장률은 2년 연속 3.1%에 달할 수 있었다.


건설경기 BSI 추이.(자료=건산연)/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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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성장기여도는 제조업, 서비스업 등과 함께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에 따르면 건설업 성장기여도는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린 2015년(0.3%포인트) 2016년(0.5%포인트) 2017년(0.4%포인트) 등 3년 동안 높은 수치를 기록했었다. 이 기간동안 경제성장률이 2.8~3.1%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역할을 해 온 셈이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 규제책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이 이어지면서 건설투자 감소와 함께 전체 경제성장률에서 건설업이 차지는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


이 같은 건설업 침체는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올들어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6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8만8000명)보다 1만9000명(0.9%) 감소했다. 전달(207만4000명)에 비해선 무려 10만5000명(5.1%)나 급감했다. 


월별로도 지난해 4월(202만3000명)부터 이어져오던 200만명대 취업자 수가 10개월 만에 190만대로 떨어진 것으로, 2018년 2월(196만4000명) 이후 가장 낮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해 건설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3.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0년 역시 –2.0%를 기록하며 역성장 추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말 정부가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란 명분으로 24조원 규모의 전국 23개 초대형 건설프로젝트에 대해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들 사업이 실행되려면 적어도 2~3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동안 건설투자를 견인해 왔던 신규주택공급도 시장 하락세로 인해 주춤할 공산이 크다. 공공공사 시장도 현실을 반영해 주지 않는 발주시스템 문제로 '공사할수록 손해'로 이어지는 저가투찰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꺾이지 않고 기업들이 버텨준다면 그나마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흔히들 '자전거산업'으로 불리는 건설업 특성상 지금은 단기대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시장과 업계의 목소리에 닫고 있는 귀를 열어야 한다.

문성일 선임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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