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26년 신약개발 사업 결실 보나

SK바이오팜, 26년 신약개발 사업 결실 보나


26년간 매출없이 오로지 신약개발,상품화에 올인

자체 개발 뇌전증치료신약,FDA 판매허가 11월 눈앞


    지난 26년간 매출이 거의 나지않는 형편에서도 신약개발 및 상품화에만 전념해오다 최근 빛을 보고있는 SK바이오팜의 뚝심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SK바이오팜은 처음부터 글로벌 신약후보 물질 탐색부터 개발,판매,마케팅을 독자진행하는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지난 1993년 태동했다.목표시장도 시작부터 세계 최대 제약시장 미국이었다.국내제약업계에서는 찾기힘든 이런 차별화된 사업전략에도 SK바이오팜은 그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업계 관심밖이었다. 국내 제약업계로부터 “회사실력을 감안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실패한 전략이 될것이다”는 비아냥마저 듣곤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만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제약업계 최초 단일신약 수출 1조원시대 열듯

미국겨냥 독자신약개발,상품화 결실앞둔 유일 제약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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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소외받던 SK바이오팜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이달들어 자체개발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신약판매 허가신청서(NDA) 심사를 개시하면서부터다.FDA는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최종적 판매허가 여부를 올해 11월 결정한다.


업계는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시장에서 판매가 이뤄질 경우 연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국내제약사 최초로 단일 신약으로 매출 1조원시대를 여는 이정표를 세우게 되는 것이다. 이 회사 경쟁사로 지목되는 벨기에 UCB가 판매하는 뇌전증치료제도 미국시장에서 연간 1조원 이상 매출을 거두고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이 신약은 SK바이오팜이 다국적사와의 협업을 전혀 하지않고 자체적으로 국내 기업 최초로 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임상시험,FDA 허가신청,상품화까지 독자진행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한다.이 회사는 미국내 판매등 모든 상업화 과정도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에서 맡을 예정이다.


신약개발 및 상품화를 주도하고 있는 조정우(사진) SK바이오팜 대표는 “우리 힘으로 신약개발을 하고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시장에서 상품화하기까지 전 사이클을 독자실행하고 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신약상품화에 성공하면 대부분 기술수출에만 의존하고 있는 국내제약업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실제 글로벌 제약사로 이미 도약한 일본 다케다사도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미국시장을 독자 침투하면서 대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이 회사가 온갖 난관에도 26년이라는 장구한 기간동안 독자적 신약개발 및 미국시장에서의 상품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던 데는 과거 아픈 경험이 자리한다.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존슨앤존슨에 가까스로 개발한 신약후보물질 기술을 이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못하고 사장된 경험이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 실패를 겪은 이후 아무리 우수한 신약후보물질도 남의 손으로 넘어가면 내 맘처럼 상품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구성원들이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이런 경험이후 조직원 모두가 독자신약을 개발해 상품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왔다”고 귀띔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약개발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도 한몫했다.최회장은 경기도 판교에 자리잡은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소를 찾을 때면 “제품 개발단계부터 상품화까지 우리 SK 자체 실력으로 한번 꼭 해보자”며 “자체 개발한 신약을 세계일류상품으로 만들었을때 SK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게 될것이다”며 연구원들을 격려하곤 했다. 




최회장은 또 “국내 최초로 신약개발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글로벌 종합제약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우리나라의 신약 주권을 지킨다는 자부심도 가져달라”며 수시로 직원들에게 제약 사업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17년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신약 솔리암페톨 역시 FDA 신약판매 허가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오는 3월20일 허가여부가 판가름난다.SK바이오팜은 올해 최대 2개의 신약에 대한 판매허가를 FDA로부터 받을수 있는 상황이다.한 해에 FDA로부터 2개 신약에 대해 판매허가를 받은 사례는 지금까지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전무하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 회사제공


여기에 이 회사가 개발중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신약 카리스바메이트와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신약 렐레노프라이드 등은 미국 임상2상이 진행중이다.이밖에 조현병, 파킨슨병, 조울증,집중력 장애질환등 대상으로 4개 신약이 임상1상을 거치고 있을 정도로 이 회사는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993년 (주)SK의 전신인 유공의 화학연구소 산하 대덕신약연구소로 출발했다.2011년 SK(주)에서 별도법인으로 분사했다.여전히 SK(주)는 SK바이오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한국과 미국,중국에 핵심 포스트를 두고 중추신경계 및 항암분야 중심으로 혁신 신약개발에 주력하고있다. 국내에서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생명과학연구원에서 혁신 신약개발을 집중한다. 미국 뉴저지 현지법인 SK 라이프사이언스에서는 글로벌 임상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하고있다. 중국 상해의 현지법인 SK 바이오팜텍에서는 신약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핵심역량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약물을 디자인하는 의약합성 기술이다”며 “이를 기반으로 중추신경계에 특화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여 다양한 뇌질환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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