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릴레이 뉴스] '1조클럽' 나왔지만 마냥 웃기엔…/몸집 작아진 건설사…주택 '변수' 직격탄/빨간불 켜진 곳간


1. '1조클럽' 나왔지만 마냥 웃기엔…


작년 영업이익 순항, 주택사업 호황 발판

올해 일회성이익 빠진 GS건설 VS 절치부심 현대건설

대우건설, 해외 괜찮아지니 '주택' 부문 고심 


지난해 건설사 실적 키워드는 단연 영업이익 '1조 클럽'으로 모아진다. 전년도와 달리 해외플랜트 등에서 크게 깨진 것이 없었고, 주택사업 호황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플랜트 환입까지 더해진 GS건설은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첫 가입하는 동시에 지난해 실적 1위 건설사로 올라섰다.


건설사 전반으로는 해외수주 부진에 주택경기마저 꺾이는데 대한 우려가 커지며 마냥 팡파르를 울리기도 어렵다. 지난해까지 주택부문이 플랜트 등 해외사업 부진을 메워줬다면 올해부터는 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주택부문 수익성 악화가 더욱 가슴이 쓰리는 이유다.




GS건설 vs 현대건설, 그리고 삼성물산…

GS건설과 삼성물산은 각각 지난해 영업이익 1조650억원, 1조1040억원을 달성하면서 1조 클럽에 나란히 가입했다. 다만 삼성물산은 상사 패션부문 등을 합한 실적으로 건설부문만 따로 떼어내면 7730억원에 그친다. 진정한 1조 클럽까지는 갈길이 멀다.


GS건설은 올해 1분기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프로젝트 등 해외플랜트에서 1800억원이 환입되면서 1조 클럽 가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안정적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한 분기별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도 뒷받침됐다.


플랜트부문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다. 2017년 매출총이익률이 -10%에서 지난해 10.6%로 큰폭으로 개선됐다. 인프라(토목) 역시 같은 기간 3.5%에서 6.7%로 좋아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8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전년도 98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조원 문턱에서 좌절된 이후 이번엔 이익규모가 더 쪼그라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 공사에서 600억원, 아랍에미리트(UAE) 해상 원유 현장 200억원 등의 추가 원가 반영에 따른 타격이 컸다. 이 영향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률도 9.8%에서 8.1%로 악화했다. 연간 기준 매출총이익률 역시 10.5%에서 9.9%로 0.6%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건설은 올해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올해 해외수주가 가시화되고 주택사업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목표도 1조원으로 잡았다. 정진행 부회장 선임 이후 건설업계 1위 탈환이란 비전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적 1위인 GS건설,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인 삼성물산 등과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7730억원)은 전년보다 54% 증가하며 전사 기준 1조원 영업이익을 견인했다. 영업이익률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개선되면서 전년도의 4.18%에서 6.37%로 개선됐다.


대우건설 '주택 너마저!'

대림산업(건설계열 계)은 지난해 34% 늘어난 54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무난한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원가율도 88.4%로 전년도의 91.5%보다 개선됐다. 주택과 토목 모두 개선세인 반면 플랜트는 93.3%에서 96.9%로 악화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S-oil  공사 관련 정산 지연 및 이란 이스파한 정유 등에서 간접비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 다행스럽게도 베트남 발전 등에서 500억원 정도 환입되면서 메웠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62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선방했다. 전년보다 46% 증가했고 2010년 산업은행 품으로 들어간 이후 최대 규모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엔 1000억원도 안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실망감을 안겼다. 그동안 해외 플랜트 손실에도 안정적인 이익을 가져다줬던 주택사업 부진이 원인이란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 연간 기준 토목과 플랜트의 매출총이익은 각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주택건축 부문의 경우 1조527억원에서 9101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총이익률 역시 15.4%에서 14%로 낮아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은 주택관련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해당 원가율이 전분기의 82%에서 87.5%로 급상승했는데 이는 다른 건설사들과도 구분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5월 기업분할 이후 3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기업분할 이전인 1~4월까지의 영업이익은 반영되지 않았다. 4분기엔 993억원으로 전 분기의 1189억원보다는 16.5% 감소했다. 국내 주택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영업이익률이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동시에 10%대를 자랑했지만 4분기엔 9.66%로 떨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2061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왕년에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하긴 하다.

원정희 기자, jhwon@bizwatch.co.kr 





2. 몸집 작아진 건설사…주택 '변수' 직격탄


현대‧대우건설 등 줄줄이 매출 감소

해외수주 부진한데 주택시장 불안까지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건설사들의 주된 먹거리는 '아파트(주택)'였다. 해외 수주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국내 주택시장은 새 아파트(분양)와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활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규제여파로 주택시장에 변수가 돌출했다. 이 영향으로 건설사들은 계획된 물량의 주택을 공급하지 못했고, 이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의 몸집이 줄어든 이유다.


반면 '자이' 브랜드를 앞세운 GS건설은 주택 사업에서도 변수를 이겨내면서 성장세를 이뤄냈다. 결과적으로 주택 사업 실적 희비에 따라 건설사 몸집이 달라졌다.




주택 강자도 못 버텼다

지난해 상장 대형건설사(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삼성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전년대비 외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 2018년 매출액은 0.9%(이하 전년대비) 감소한 16조730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자리는 지켰지만 2위와의 격차는 2017년 4조9041억원에서 작년 3조5893억원으로 줄었다. 작년 4분기 매출이 4% 오른 4조4663억원을 기록했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부진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림산업(건설계열 계)은 8.1% 감소한 10조977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준수한 영업이익으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 반면 몸집은 작아졌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대우건설은 매출마저 줄었다. 이 회사 매출액은 10조6055억원으로 집계됐다. 9.9% 줄어든 것으로 경쟁사들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크다. 4분기 매출 역시 22.5% 급감한 2조2603억원에 그쳤다.


국내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이들의 매출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주택사업 부진을 꼽을 수 있다. 현대건설 건축‧주택사업 매출액은 4% 감소한 5조1474억원, 대우건설은 4.9% 줄어든 6조5156억원에 머물렀다. 대림산업 역시 주택사업에서는 13.8% 감소한 5조5791억원(별도기준)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주택사업은 국내 건설사들의 버팀목이다. 토목과 해외 플랜트 등과는 달리 국내 주택시장은 호황기를 누리며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분양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신규 분양 시장 열기는 뜨거웠고, 계획됐던 분양 물량도 많았다. 하지만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9.13 부동산 대책 등 정책 변수와 고분양가 통제에 따른 분양일정 지연 등의 영향으로 계획했던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실제 지난해 분양 물량은 22만2279가구에 그쳐 계획된 물량(41만7786가구)의 53%밖에 채우지 못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1% 감소한 5조47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중동 발(發) 어닝 쇼크를 경험한 이후 보수적 사업기조를 유지, 외형성장 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폭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 1조에 몸집까지 키운 GS건설

반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주택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건설사들은 수익성 뿐 아니라 외형도 성장했다.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한 GS건설은 매출액 역시 12.5% 증가한 13조1416억원을 달성했다. 7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성장세를 기록했고, 순위 역시 전년도 5위에서 2위로 급부상하며 현대건설을 위협했다.


이 회사 건축‧주택사업 연간 매출액은 7조1400억원으로 7.4% 성장했고, 여기에 플랜트(4조8050억원)가 급부상하며 힘을 보탠 것이 압도적 성장세의 배경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소리 없이 제 몫을 다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3% 증가한 12조1190억원으로 조금이나마 몸집을 키웠다. 4분기 기준으로는 6.2% 증가한 3조1670억원을 기록했는데, 하이테크 공정 호조와 주요 주택사업 준공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 지주사 체제와 종합 디벨로퍼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기업분할 한 HDC현대산업개발은 기분 좋은 첫걸음을 내딛었다. 4분기 매출액은 1조277억원으로 출범 이후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분할 이후 5~12월 누적 기준 매출액은 2조7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외주주택 매출 상승과 주요 사업장에서의 높은 분양률이 성장세의 밑거름이다.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3. 빨간불 켜진 곳간


현대‧GS건설·삼성물산 등 수주 목표달성 실패

올해는 공격적 수주 목표…해외시장 공략이 관건


    국내 건설사들 곳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 신규 수주 성과가 신통치 못해 전년보다 수주잔고가 줄어든 탓이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등은 신규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애초 10조원 미만의 보수적인 목표를 잡았던 곳들은 겨우 목표를 채우는 수준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좀 더 높게 잡았다. 시들해진 국내 주택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활발한 수주를 통해 서둘러 비어가는 곳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짙은 아쉬움 '신규 수주'

지난해 상장 대형건설사(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삼성엔지니어링‧현대산업개발) 가운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등은 신규수주 목표치를 채우는데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경쟁사 가운데 가장 많은 19조339억원어치의 일감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는 목표치의 79.6%에 그치는 수준이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수주 등 어느 한 부분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외형 성장과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재무구조 개선 등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둔 GS건설도 수주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이 회사 신규 수주는 10조9218억원으로 목표치의 95.4%에 머물렀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도 신규 수주는 10조6680억원으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수주 목표를 달성한 기업들도 속내를 살펴보면 만족스럽지는 않다. 대림산업은 8조7891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는데, 이는 목표치 자체가 매우 보수적으로 설정된 영향이 크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7년 신규 수주가 6조1123억원에 머물러 경쟁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 수주 여건도 여전히 좋지 않다고 판단, 2018년 수주 목표치를 7조원으로 잡았다. 경쟁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주 목표를 세우자 시장에서도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고, 대림산업 주가는 내리막을 걷기도 했다.


대우건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는 목표치를 살짝 웃돈 9조6826억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2017년 10조원이 넘는 신규 수주를 달성한 반면 신규 수주 목표는 이보다 적은 9조3600억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던 삼성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은 희비가 갈렸다. 삼성엔지니어링 신규 수주는 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많은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며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를 닦고 있다. 이에 반해 현대산업개발은 6조원으로 전년도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는 수주 잔고…해외 수주에 달렸다

대다수 건설사가 기대 이하의 수주 성과에 머물면서 수주 잔고도 줄고 있다. 건설을 비롯한 수주산업은 일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지속 성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수주 잔고를 통해 미래 매출과 영업이익 등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수주 잔고는 16.4%(이하 전년대비) 감소한 55조806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16조7309억원)을 고려하면 약 3.3년치의 일감이 남아있는 셈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수주 잔고도 각각 6.8%, 15.2% 감소한 27조9490억원, 21조8282억원에 불과하다. 삼성물산은 약 2.3년, 대림산업은 2년여의 일감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반해 삼성엔지니어링 수주 잔고는 32.7% 증가한 13조7016억원, 현대산업개발은 2.3% 증가한 26조3820억원을 기록했다.


비어가는 곳간을 채우기 위해 건설사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건설사들은 올해도 수주 여건이 녹록지는 않지만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수주 규모를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수주 목표치는 24조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높게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경쟁력 우위공종 집중 ▲포트폴리오 다양화 ▲투자사업 확대 ▲전략적 제휴 등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도로와 교량 등 PPP(민관합작투자사업), 복합화력과 수력발전소 등 IPP(민자발전사업) 투자사업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유가 상승 추세에 산유국과 글로벌 석유기업 재정여력 확대로 발주여건 개선이 기대돼 석유메이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협력구도 최적화로 수주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GS건설(13조4700억원)과 삼성물산(11조7000억원), 대림산업(10조3000억원)과 대우건설(10조5600억원) 등도 지난해 신규 수주보다 더 많은 규모를 올해 목표치로 삼으며 공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 경기가 꺾였고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도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수주도 해외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유가가 이전보다 오른 상태를 유지해 중동 시장과 신규 시장인 동남아시아 등에서 많은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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