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TX-A, 파주~수서 120회인데..."수서~동탄은 60회만 운행"

[단독] GTX-A, 파주~수서 120회인데..."수서~동탄은 60회만 운행"


국토부, GTX-A 운행 계획 잠정 결정

수서~동탄, 120회에서 절반 줄이기로 


   오는 2024년께 개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열차운행 계획이 거의 확정됐다. 파주(운정)~동탄 사이 83.1㎞ 구간을 둘로 나눠 열차 운행 횟수에 크게 차이를 두겠다는 내용이다.    


남은 60회는 SRT 운행 늘리는데 투입

SRT는 현재 60회에서 120회로 증편 


GTX 분담금 낸 동탄 주민들 반발 우려

역 건설비 댄 용인, 성남도 마찬가지 




전문가 "SRT, GTX 공동사용이 문제.

대안노선 개발 등 근본적 대책 필요"



SRT와 GTX가 모두 정차하게 될 동탄역.[중앙포토]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직 GTX-A 운행 계획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파주~수서는 하루 평균 120회, 수서~동탄은 절반 수준인 60회 정도만 GTX가 다니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수서~동탄 구간은 GTX와 수서고속철도(SRT)가 선로를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RT의 운행 횟수를 더 늘려주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GTX의 운행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6년 말 개통한 수서고속철도는 수서~동탄 선로를 GTX와 공동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그러지 않으면 경제성 분석(B/C)에서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1.0 이상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당시 1일 최대 180여회인 수서고속철도의 선로용량 가운데 GTX에 120회, SRT에 60회를 배정키로 정리했다.  

  

현재 SRT는 배정받은 60회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지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지방 도시들의 추가 운행 요청도 많아 증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로 사용량이 이미 꽉 차서 운행량을 더는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토부에선 GTX-A 노선을 두 구간으로 나눠 파주~수서는 정상적으로 120여회를 운행하고, 반면 수서~동탄은 이를 줄여 60회만 운행하는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이다. GTX 운행을 줄여서 확보한 선로용량 60회를 SRT에 떼어주겠다는 취지다.     


GTX 노선도. [자료=서울시, 국토교통부]


문제는 동탄 주민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동탄 주민들은 신도시 입주 당시 GTX 건설 분담금으로 8000억원을 납부했다. 이 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 중이다.  

  

동탄 주민들은 현재도 자가용과 광역버스 외에는 서울과의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출퇴근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에는 통근 시간대 동탄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기권을 판매하던 SRT가 안전 등을 이유로 이를 축소키로 해 갈등도 빚고 있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막대한 건설분담금까지 낸 동탄 주민들로서는 GTX 운행횟수가 당초 계획보다 절반이 줄어든다고 하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간 정차역인 성남과 용인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들 역은 경기도와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등 지자체가 건설비용을 나눠서 부담했다. 이런 상황에서 GTX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 지역 주민은 물론 지자체의 반발도 우려된다. 게다가 이들 역은 SRT는 서지 않는 역이라 별다른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GTX의 운행횟수를 줄이는 대신 SRT를 더 늘릴 계획이다. [중앙포토]

  

익명을 요구한 철도업계 관계자도 "고속철도 수혜권을 넓히기 위해서는 SRT 운영을 늘리는 게 필요하지만, 동탄 등 지역 주민들 입장에선 GTX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절충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시곤 교수는 "애초 수서고속철도 계획 당시 SRT와 GTX가 선로를 공용토록 한 불합리한 결정이 이 같은 문제를 불러 왔다"며 "유사한 고속철도 노선을 추가 건설하거나, 아니면 대안 노선을 개발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TX-A 노선 중 민자사업 구간인 파주~삼성 간 43.6㎞ 구간은 지난해 말 착공식을 가졌고, 삼성~동탄 구간은 GTX 역 건설 등을 재정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삼성~동탄 구간은 당초 2021년 개통 목표였으나 사업이 늦어져 파주~삼성 구간이 완공되는 2024년께 공사가 끝날 전망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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