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집값 5억 더 떨어져야"/집값 급락에 新유행어…"증여일 것"


어쩌나!..."집값 5억 더 떨어져야"


"8억 뛰고 3억 내린 게 떨어진 거야?


김수현 靑 실장 "집값 여전히 높다"는데…

강남·북 주요 단지 평균 매매가 비교해 보니


   강남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9월 20억5000만원에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무섭게 치솟던 집값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꺾였다. 고강도 규제로 매수세가 줄더니 12월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언론들은 강남 집값이 폭락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더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서민에게는 여전히 집값이 높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가 목표하는 집값이 2017년 초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 수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 취임 때 은마아파트는 12억원 전후에 거래됐다. 정부 목표에 닿으려면 5억원 더 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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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보다 ‘1.5억~6억’ 높아

집코노미는 아파트 검색엔진 파인드아파트에 의뢰해 강남권 5곳, 비강남권 5곳 등 10개 단지의 2017년 1분기 평균 매매가격과 지난달 시세(한국감정원 기준)를 비교했다. 정부 목표대로 되려면 얼마나 가격이 더 떨어져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결과 이들 단지의 시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7년 1분기보다 적게는 1억5000만원, 많게는 6억원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권 5개 단지의 시세는 2017년 1분기 대비 평균 38.3% 높았다. 도곡동 도곡렉슬(전용84㎡)은 현재 17억~20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3분기 평균 18억5000만원에 거래된 뒤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17년 1분기 평균 거래가격(11억1329만원)보다 45.4% 높은 수준이다. 반포동 반포자이(84㎡)는 2017년 1분기 평균 15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금 시세(21억~23억)와 비교하면 6억~8억가량 낮다.


그나마 재건축 단지가 상승분을 비교적 많이 반납했다. 2017년 1분기 평균 12억9000만원에 거래된 대치동 은마아파트(84㎡)는 16억6000만~17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2017년 1분기 대비 30%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최고점(20억5000만원)을 찍은 뒤 지난달 중순 17억에 매매됐다.


비강남권 인기 주거지역의 집값도 2년전보다 평균 35% 높았다. 13억~14억8000만원을 호가하는 이촌동 한가람아파트(84㎡)는 2017년 1분기(9억5071만원)보다 아직 3억~4억원 비싸다. 지난해 2분기 평균 거래가격(13억8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7년 1분기 평균 8억7725만원에 거래된 목동 신시가지7단지(전용66㎡)는 지난해 4분기 평균 12억3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지금은 11억5000만~12억3000만을 호가한다.



4월 공시가격 발표가 단기 변수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 수준’으로 집값이 떨어지려면 지금보다 수억원은 더 떨어져야 한다. 한 전문가는 “지금은 작년 한해 상승분을 반납한 수준일 뿐”이라며 “정부는 2017년 상승분까지 모두 반납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발표되는 4월 이후 추가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 부담을 못 이긴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한차례 더 조정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강남권 고가·재건축의 보유세 폭탄이 예고되면서 공시가격이 모두 발표되는 오는 4월을 기점으로 서울 주택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부담을 느끼는 일부 다주택자가 비교적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여전히 많다는 평가다. 분양가 상한제와 후분양제 도입, 재건축 연한 연장, 토지공개념 적용 확대, 보유세 추가 인상 등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추가 규제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는 당분간 정책에 맞서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한국경제




집값 급락에 新유행어…"증여일 것" "조건 달린 매물"


시세보다 싼 매물 '해석 분분'

잠실·마포 등서 논란 잇따라


[지난기사]2019.1.17

   “16억원에 팔렸다고요? 작년 9월 시세가 19억원이 넘는데 설마 누가 그 가격에 팔았겠어요. 가족 간 증여일 겁니다. 안 봐도 뻔해요.”


“일반 급매 맞습니다. 중개업소에서 단골들한테 문자를 돌렸어요. 저도 계약금 넣을지 망설이다 놓친 물건이라 잘 압니다.”


최근 서울 곳곳에서 집값이 작년 9월 고점 대비 3억~5억원 급락한 거래가 나오면서 부동산 투자자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잦다. 일반 급매라는 주장과 가족 간 증여성 거래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지난달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전용 76.49㎡가 1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놓고도 추측성 소문이 오갔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에서 16억5000만원에 팔린 매물은 홍보차 단체 문자를 돌렸는데도 일부 주민 사이에선 증여 거래라는 주장이 일었다”며 “한동안 가격이 오르는 것만 봐온 이들이 가격이 빠지면 특수거래일 것으로 짐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에서도 증여성 거래 논란이 불거졌다. 이 단지는 최근 전용 59㎡ 매물이 작년 11월 전월 실거래가(12억~12억8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싼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R공인 관계자는 “지상 2층이어서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데다 집주인이 빠른 거래를 원해 매매가격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원칙상 부동산 증여는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 등 특수관계인 간 ‘증여성 매매 거래’를 했을 경우는 다르다. 작년 집값 급등기에도 서울 주요 입지에서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이뤄진 거래가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정체기에 들어가면서 시장 양상이 달라졌다. 호가를 낮추는 집주인들이 늘어서다. 잠실동 H공인 대표는 “대단지에선 층과 동·향, 주택형 등에 따라 비슷한 시점에 거래돼도 1억~2억원 가까이 차이 나는 거래가 나온다”며 “매도자별 개인 사정까지 겹치면 기존 거래가보다 훨씬 낮은 호가에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호가가 급락하면서 ‘조건 달린 매물’이란 새로운 유행어도 등장했다. 선순위 근저당이 있거나 전세기간이 1년으로 제한된 물건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가을 전용 84㎡가 8억원까지 호가했던 송파구 헬리오시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아파트 호가는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5억원대까지 낮아졌다. 그러자 집주인들이 “정상매물은 대부분 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며 “악조건이 달린 매물만 5억원대로 낮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포 K공인 관계자는 “중개사들이 급매물이 나와도 집주인들 눈이 무서워 ‘조건 달린 매물’이라고 설명을 붙이며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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